율곡동 생활물류복합센터에서 출고되는 모든 상품을 ‘자전거’로 배송하는 것도 아닙니다. 당연히 전국 간선 배송은 기존 ‘택배망’의 도움을 받고요. 자전거가 배송수단으로 활용되는 지점은 대단지 아파트 중심으로 배송권역별 밀도가 높고, 이동거리가 최소화되는 지역을 추려서 선정했다고 합니다. 라우팅(Routing) 단계부터 전기자전거가 투입 가능한 지역을 고려하여 배차를 진행하고, 전기자전거 투입에 있어서 효율을 내기 어려운 지역은 기존 내연기관 화물차 운영을 병행하는 식으로 현실적인 물류 운영 효율 저하를 예방했다는 설명입니다.
현재 율곡동 생활물류복합센터에는 8대의 화물용 전기자전거가 배치됐습니다. 배송인으로는 배송권역의 지리를 잘 알고 있는 지역 거주민을 선정하는데요. 특히 경력단절 여성이나 노인들을 배송인으로 적극 유입하여, 지역 고용창출이라는 사회적인 가치 또한 챙겨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PLZ는 과거 롯데마트 배송 업무를 대행하면서, 일반인을 충분히 배송인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저희는 동네 권역 안에 도심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이미 권역별 지리를 숙지하고 있는 지역 분들을 배송인으로 모으는 데 유리합니다. 택배차량이 가기에는 효율이 나기 애매한 지역에 한해 전기자전거를 투입할 계획이며, 장차 권역별 효율이 고도화된다면 전기자전거를 통한 화물 건당 배송비용 역시 택배비 수준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봅니다”
- 박순호 PLZ 대표
‘지속가능성’ 검증을 위한 한 걸음
앞으로 김천시 생활물류복합센터가 지속가능한 효율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충분한 ‘물량’이 필요합니다. 이에 물류사업 실증을 담당하는 PLZ는 현재 물량 영업에 무엇보다 매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건강기능식품을 다루는 한 화주사의 물량이 율곡동 물류센터에 재고로 보관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고요. 이 외에도 세탁물 수거 및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과도 협력하여 세탁 물류 서비스를 화물용 전기자전거를 기반으로 제공하는 테스트를 진행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경북 스마트그린물류 규제자유특구 협력 민간 사업자로는 ‘쿠팡’도 참가하고 있는데요. PLZ에 따르면 국내 커머스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쿠팡이기에 실증을 위해 필요한 물량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겠다는 복안입니다. 앞서 쿠팡은 PLZ, 김천시, 경상북도 등과 업무협약을 통해 실증 사업의 물동량을 지원하기로 약속했고요. PLZ에 의하면 쿠팡 역시 율곡동 생활물류복합센터를 배송거점이자 분류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도심내 배송 거점이 도입되면 도심 외곽에서 시작되는 기존 배송 방식에 비해 배송거리는 약 80% 이상, 배송 시간은 약 20%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천시 안에서 운영되는 배송차량의 운행거리가 연간 43만8000km(하루 20대 기준) 단축되는 셈입니다. 쿠팡은 사업 실증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와 탄소 배출 저감이라는 친환경 효과도 검증할 예정입니다”
- 쿠팡 보도자료 갈무리
쿠팡이 산간벽지, 인구소멸지역을 포함한 대한민국 전역을 대상으로 ‘로켓배송’ 확장을 천명한 만큼, 이번 규제자유특구 사업내 물류 서비스 강화는 각별한 의미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는데요. 김천시는 그 자체로 인구소멸지역에 포함되고요. 또한 이번 특구에서 진해되는 물류 실증은 정부, 지자체, 중소 물류 및 제조기업 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기에 쿠팡도 상생 브랜딩 관점에서 얻을 수 있는 효용이 분명하다는 거죠.
그리고 PLZ는 김천시 생활물류복합센터의 효율 검증을 통해, 해당 모델을 전국구까지 확장하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실증’ 단계에 있어 검증이 더 필요한 사업이지만요. 해당 사업의 성공을 김천시에서 증명한다면, 여러 지자체에서도 유사한 사업들이 우후죽순 등장할 것을 바라는 것인데요. 이렇게 된다면 아직은 우리 눈에 익숙하지 않은 주차장과 자전거를 활용한 친환경 로컬 물류 서비스가 우리 동네 곳곳에서 보이는 날도 머지않을 수 있겠습니다. 박순호 대표의 포부로 마무리합니다.
“이번 사업의 확장은 저 혼자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의지를 가지고 추진한 사업인 만큼, 좋은 성과를 만든다면 김천시가 일종의 모델하우스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여타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으로 주차장이나 주유소 등 다른 유휴 부지를 활용한 물류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현재 우리가 맡고 있는 김천시의 물류 사업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 박순호 PLZ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