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터스는 작은 조직입니다. 비욘드엑스, 트렌드라이트, 픽쿨, 데일리트렌드를 비롯한 여러 미디어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고, 그보다 더 많은 외부 실무자 필진들의 콘텐츠를 전하고 있기에, 저희 조직 규모를 실제보다 ‘크게’ 보시는 분들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지금의 커넥터스는 저와 신승윤님, 두 명의 정규직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자원이 부족한 것은 약점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유연하고 뾰족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우리의 강점입니다.

커넥터스는 최근 ‘백엔드’라는 이름의 새로운 콘텐츠 포맷을 실험하기 시작했습니다. 커넥터스는 그동안 최소 6000자에서 많게는 1만2000자 이상 분량의 롱폼 콘텐츠를 만들어 왔습니다. 커머스, 물류업계의 복잡한 비즈니스 맥락과 이슈에 대한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려면, 그만큼 상세한 취재 정보와 분석을 녹여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빠른 정보’ 전달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일부 독자 분들께선 롱폼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미 배경과 맥락을 잘 알고 계신 실무자분들께선, 꼭 필요한 정보만 빠르게 알고 싶은 순간도 많을 테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숏폼 콘텐츠 포맷인 ‘백엔드’를 도입했습니다. 백엔드는 커넥터스의 강점인 독립 취재 정보를 짧고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롱폼 콘텐츠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수집한 크고 작은 정보 중, ‘지금 당장 알면 좋은’ 핵심 한 줄들을 선별해 정리한 콘텐츠입니다. 짧지만 강력한 팩트 하나가, 때로는 롱폼보다 더 빠르게 실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가장 최근에 발행한 백엔드 콘텐츠는 ‘정육각과 초록마을의 기업회생 절차로 멈춰버린 자체 물류망과 초록마을 배송을 대신 맡게 된 물류기업의 정보’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한 줄 정보는 관련 기업의 영업담당자에겐 ‘즉시 움직일 수 있는 인사이트’가 될 수 있습니다.

한편 이 정보는, 더 큰 배경을 다루는 롱폼 콘텐츠와도 연결됩니다. ‘정육각과 초록마을의 기업회생 원인 분석’ 콘텐츠를 바로 내일 발행할 예정인데요. 숏폼을 도입했다고, 기존 롱폼 콘텐츠의 발행 빈도를 줄이지는 않겠습니다. 오히려 롱폼이 만들어지는 취재 과정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들을, 더 빠르고 독립적으로 백엔드에서 제공하겠습니다.

백엔드는 시작한 지 일주일, 아직 발행 콘텐츠는 4건에 불과하지만, 벌써부터 작은 변화들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우선 기업 홍보팀 관계자로부터 연락을 받는 일이 늘어났습니다. 아무래도 민감한 내용이 포함된 만큼, 입장을 전하고 싶어 하시는 경우죠.

저희는 그런 입장도 최대한 반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배달의민족 신임 CEO가 주도하고 있는 리브랜딩과 조직개편 관련 내부 소식’을 정리하여 백엔드 콘텐츠로 발행했는데요. 기업 측 공식 입장이 입수될 때마다, 해당 날짜에 맞춰 본문에 반영했습니다. 독자 여러분 역시 언제든 콘텐츠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커넥터스는 ‘속도와 깊이의 공존’이라는 어려운 미션을, 콘텐츠 포맷의 다양화를 통해 구현해 나가겠습니다. 롱폼과 숏폼이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며, 커머스와 물류 업계의 최신 이슈와 독립 정보, 깊이 있는 분석을 동시에 전달하는 방식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