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끝났습니다. 잠시 속도를 늦췄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날이네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올해도 각자의 자리에서 잘 버텨내고, 또 잘 성장해보죠.
저는 이번 설에 꽤 많은 시간을 생각에 썼습니다. 특히 지난주 마감한 ‘초기창업패키지’ 사업계획서를 정리하면서,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봤는데요. 계획서에는 커넥터스가 미디어를 넘어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내용을 담았지만, 돌아보니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구조였습니다.
결국 우리가 해온 일은 하나였습니다. 연결. 정보의 비대칭을 줄이고, 사람 사이의 맥락을 만들고,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일. 콘텐츠 멤버십 ‘커넥터스’도, 독자 커뮤니티 ‘밋업’도, 올해 시작한 기업 전용 멤버십 ‘얼라이언스’도 모두 그 연장선 위에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의 방향도 분명합니다. 우리는 ‘연결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가보려 합니다. 단순히 트래픽을 늘리는 게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가 일어나는 연결. 명함 교환으로 끝나는 만남이 아니라, 계약으로 이어지는 구조.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쌓아온 관계의 밀도를, 이제 데이터 위에 얹어보려 합니다. 아날로그로 증명한 연결을 디지털 구조로 확장하는 일, 그것이 올해의 과제입니다.
설이 지나면 진짜 한 해가 시작된다고 하죠. 올해는 조금 더 집요하게, 우리가 가장 잘하는 일에 집중하겠습니다. 연결이 쌓이면 결국 시장이 됩니다. 그 시장을 제대로 만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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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최근 전략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AI에 집중하겠다는 것, 그리고 그 AI를 별도의 서비스가 아니라 카카오의 핵심 자산인 ‘카카오톡’ 안에서 구현하겠다는 것입니다. 지난 12일 열린 2025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카카오 경영진의 발언은 이 방향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카카오가 선보인 주요 AI 기능은 두 가지입니다. 카카오톡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챗GPT for 카카오’, 그리고 현재 CBT를 진행 중이며 1분기 정식 출시가 예고된 ‘카나나 in 카카오톡’입니다. 전자는 카카오톡 안에 챗GPT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연동한 AI 도구라면, 후자는 채팅방 안에 AI 메이트가 상주하며 대화를 이해하고 개입하는 에이전트형 서비스입니다. 사용자가 묻기 전에 먼저 말을 거는 ‘선톡’ 구조가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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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밝힌 AI 메이트의 활용 예시 ⓒ카카오 발표자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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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성과 지표도 공개됐습니다. 카카오에 따르면 출시 직후 200만 명이던 챗GPT for 카카오의 이용자는 800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불과 몇 달 사이 네 배 확대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대화 중심이던 카카오톡 안에, AI를 통한 ‘검색과 생성’이라는 새로운 트래픽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카나나 in 카카오톡 역시 흥미로운 데이터를 제시했습니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온디바이스 AI 특성상 모델 다운로드가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초대 이용자의 80% 이상이 다운로드를 완료했고 약 70%는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이용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카나나 내부 상호작용의 60% 이상이 AI의 선톡으로 시작된다는 점은 눈에 띕니다. 이는 AI가 단순 응답자가 아니라 ‘대화를 여는 주체’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AI 도입 효과는 체류 시간 변화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카카오에 따르면 하향 안정화되던 카카오톡 체류 시간은 다시 반등했고, 2025년 12월 기준 월간 체류 시간은 25분대를 유지했습니다. 챗GPT for 카카오와 카나나 이용자군을 분석한 결과, AI 기능 사용 전후로 일평균 체류 시간이 약 4분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숫자들이 말해주는 건 비교적 명확합니다. 카카오에게 있어 AI는 아직 직접적인 매출을 만들어 내는 사업은 아닙니다. 오히려 여기서 쓰는 비용이 훨씬 크죠. 다만 카카오는 AI를 통해 사용자의 ‘시간’을 붙잡는 데는 성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카카오톡이라는 단일 플랫폼 안에 축적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여기서부터입니다. 사용자의 시간이 모이는 곳에는 광고가 붙고, 거래가 발생합니다. 카카오 경영진은 카나나 CBT 과정에서 이용자와 AI 에이전트 간의 상호작용이 ‘커머스 도메인’에서 활발히 발생하고 있다는 걸 주목했습니다. 이는 AI가 단순 보조 도구를 넘어, ‘구매 의사 형성 단계’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이는 선물하기 중심이던 기존 카카오의 커머스 모델과는 결이 다릅니다. 사용자가 검색창을 열기 전에, AI가 먼저 말을 거는 구조. 그리고 그 대화의 흐름 안에서 상품 추천과 구매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모델. 여기에 자연스럽게 결합되는 검색과 추천 광고까지.
카카오가 말하는 ‘에이전틱 커머스’ 전략은 결국 여기로 향하는 것 아닐까요? 관련한 카카오 경영진들의 발언과 지표 변화, 그리고 미래 시나리오까지 함께 정리해 봅니다.
AI가 붙을 준비가 된 광고 구조
카카오톡 안에 들어온 AI 기능이 사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렸다고 해서, 이것이 곧바로 매출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시간을 ‘돈’으로 전환할 구조가 함께 설계돼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용자의 체류 시간을 수익으로 바꾸는 가장 직접적인 장치는 결국 ‘광고’입니다. 이 광고 구조의 재설계는 AI보다 먼저 시작됐습니다.
그 전환점이 바로 지난해 9월 단행된 카카오톡의 대규모 개편입니다. 당시 개편은 사용자 입장에서 적지 않은 혼란을 낳았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분명한 방향성을 갖고 있었습니다. 메신저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체류하는 공간’, 마치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같은 소셜 미디어처럼 카카오톡을 재설계한 것입니다.
카카오톡 하단 첫 번째 ‘친구 탭’은 관계 기반 피드로 바뀌었습니다. 지인의 일상 콘텐츠가 노출되는 구조입니다. 중앙에 위치한 ‘지금 탭’에는 숏폼 영상 피드가 들어왔습니다. 상하 스와이프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전형적인 사용자 체류를 이끄는 구조입니다.
이 변화의 핵심은 단순 UI 개편이 아닙니다. 메신저에는 광고가 붙기 불리합니다. 사용자는 메시지를 확인하고 빠르게 이탈합니다. 반면 피드와 숏폼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사용자는 콘텐츠를 따라 머무르고, 그 흐름 안에 광고가 자연스럽게 삽입됩니다. 카카오가 소식 탭에서 피드형 광고를 강화하고, 지금 탭을 통해 숏폼 기반 마케팅을 하고자 하는 커머스 광고주를 끌어들인 이유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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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하단 첫 번째 ‘소식 탭’과 중앙 ‘지금 탭’에 노출되는 광고 화면 ⓒ카카오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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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변화는 이를 뒷받침합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번 4분기 실적발표에서 “톡 개편이 디스플레이 광고를 성장 궤도로 되돌린 분기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역성장하던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이 4분기 기준 전년 대비 18% 성장으로 반등했습니다. 이 18%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 성장률 때문이 아닙니다. 카카오톡 기반 광고 사업의 한계가 수요가 아니라 ‘지면 구조’였음을 일정 부분 보여주는 수치이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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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톡비즈 광고 사업 매출 변화 요약. 오랜 성장 정체에서 반등을 만들었다. ⓒ카카오 I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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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지점에서 AI가 붙을 자리가 선명해집니다. 카카오는 광고주 지원 서비스 ‘모먼트 AI’를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AI가 캠페인 성과를 분석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구조입니다. 이는 광고 운영 자체를 AI 기반으로 최적화하겠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한쪽에서는 광고주 운영을 자동화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사용자 맥락에 맞는 노출을 정교화하는 구조입니다.
또 하나의 변화도 예고됐습니다. 카카오는 하반기부터 카카오톡 내 커머스 지면의 광고 판매 구조를 ‘자동 입찰 기반의 성과형 광고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카카오톡 내 커머스 지면을 완전히 퍼포먼스 광고 체계 안으로 편입시키겠다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이제 여기에 1분기 공식 출시될 ‘먼저 말을 거는 AI’가 결합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피드에서 본 상품 소개 숏폼 영상을 공유하고, 오픈채팅에서 공동구매 링크가 퍼지는 구조는 이미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에 카나나 같은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대화 맥락을 읽고, ‘사용자가 지금 필요한 것’을 먼저 제안한다면요? 그 제안이 단순 추천을 넘어서 광고주의 제안 상품이 된다면요?
카카오톡에서 광고는 더 이상 노출되는 디스플레이 배너가 아니라, 대화의 흐름 속에서 실행을 유도하는 장치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지점이, 카카오가 말하는 ‘에이전틱 커머스’의 출발선일지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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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기존 커머스 사업은 이미 일정 규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2025년 4분기 통합 거래액은 분기 최초로 3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12%, 전 분기 대비 17% 증가한 수치입니다. 2025년 연간 기준 통합 거래액은 10.6조 원으로 전년 대비 6% 성장했습니다.
특히 ‘선물하기’는 여전히 카카오 커머스의 핵심 축입니다. 4분기에는 연말 프로모션과 시즌 효과가 반영되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선물하기 거래액은 전년 대비 14% 증가했고요. 그중에서도 자신을 위한 선물을 구매하는 이용자 수는 22%, 거래액은 47% 확대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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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톡비즈 커머스 부문 매출 변화 요약. 여전히 선물하기에 쏠린 성장은 카카오 커머스의 한계로 지적받는다. ⓒ카카오 I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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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이 구조는 여전히 카카오 커머스가 ‘시즌과 이벤트 중심’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일상적 탐색과 반복 구매를 흡수하는 플랫폼이라기보다는, 기념일과 프로모션에 반응하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카카오톡 기반 마켓플레이스 ‘톡스토어’는 한때 발견형 커머스를 표방했지만, 어느 순간 실적발표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습니다. 발견형 트래픽을 경쟁 플랫폼들이 흡수하는 동안, 카카오의 커머스는 선물하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형태로 굳어졌다는 평가도 가능합니다.
이 맥락에서 ‘에이전틱 커머스’는 구조적 필요에서 나타났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올해를 ‘에이전트 AI 생태계 구축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다양한 버티컬 커머스 파트너가 카카오 AI 플랫폼과 연동될 수 있도록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실제 서비스 형태의 ‘에이전틱 커머스’를 구현하겠다고도 강조했습니다.
구체적 그림은 실적발표에서 공개되지 않았지만, 카카오 경영진 발언을 구조적으로 해석하면 흐름은 이렇습니다. 카카오톡 안에서 대화가 오갑니다. AI는 그 대화 맥락을 이해합니다. 그 맥락을 외부 파트너의 상품·서비스 API와 연결합니다. 그리고 ‘행동’을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장면입니다. 친구와 여행 이야기를 나누는 채팅방. AI가 “다음 달 제주도 항공권 가격이 최근 10% 하락했다”고 먼저 알립니다. 이어 숙소 비교, 렌터카 할인 쿠폰을 제안합니다. 사용자는 검색창을 열지 않았습니다. AI가 대화 맥락을 기반으로 ‘행동 후보’를 먼저 꺼냈습니다.
또 다른 장면입니다. 오픈채팅방에서 러닝화를 추천해 달라는 질문이 올라옵니다. AI는 최근 인기 모델을 정리하고, 사용자 체형과 예산을 고려한 후보를 제시합니다. 그 옆에는 자동 입찰 기반으로 연결된 광고 상품이 노출됩니다. 추천은 자연스러운 정보 제공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상업적 제안이 함께 결합됩니다. 이 경우 광고는 더 이상 배너가 아닙니다. 검색 결과도 아닙니다. ‘대화의 맥락에 삽입된 제안’입니다.
카카오가 강조하는 에이전틱 커머스의 강점은 바로 이 지점에 있습니다.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가장 밀도 높은 대화 데이터가 축적되는 공간입니다. 메신저뿐만 아니라 장소, 이동, 상품, 결제까지 연결된 생활 인프라 데이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위에 에이전틱 AI가 얹히면, 광고와 커머스는 검색 이후가 아니라 ‘검색 이전 단계’부터 개입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구매 여정의 출발점을 바꾸려는 시도에 가깝습니다.
카카오는 2026년 연결 매출 10% 이상 성장과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이번 4분기 디스플레이 광고 사업의 반등은 의미 있는 신호이지만, 이것이 계속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선물하기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단일 축에 대한 의존은 리스크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카카오가 찾아야 할 것은 ‘그 다음’입니다. 에이전틱 커머스는 그 대안 후보 가운데 가장 전략적인 카드로 보입니다.
다만 변수도 분명합니다. AI가 먼저 말을 거는 구조는 편리함을 제공할 수도 있지만, 과도한 상업적 개입으로 인식될 경우 사용자 피로를 키울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번 카카오톡 개편에서 확인된 낯섦과 반감이 반복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카카오가 이 실험에 성공한다면, 검색창을 열지 않아도 구매가 발생하는 ‘대화 기반 커머스’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용자 신뢰를 잃는다면, 메신저의 정체성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2026년은 카카오톡이 메신저를 넘어 생활 인프라로 재정의될지, 아니면 과도한 상업화라는 평가에 직면할지를 가르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에이전틱 커머스라는 실험이 놓여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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