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앱 전면에 노출된 요마트와 요편의점 탭의 모습 ⓒ요기요 앱캡처
그럼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뒷단 배달 프로세스의 변화는 있을까요? 라스트마일 물류업계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주문 이후 발생하는 프로세스의 변화나 전담 배송 조직 선정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기존 편의점 배달과 마찬가지로 요편의점 주문이 들어오면 해당 정보를 계약된 복수의 배달대행사로 전달하고요. 이후 이륜차 배달 라이더 배차와 배달이 이뤄지는 구조입니다.
“요편의점 출시와 관련해 라스트마일 배송업계에 새로운 소식이 돌진 않았습니다. 특정 전담 배송 사업자가 선정된 사실도 확인할 수 없었고요. 앞단 주문 채널만 요편의점으로 변경된 듯한데요. 이를 통해 GS리테일이 얻는 효과는 결국 ‘노출’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존 편의점/배달 탭과 구분된 별도 탭을 요기요에 마련함으로 GS25 편의점을 타 편의점보다 더 많이 노출하여 매출을 올리는 게 가능해질 것입니다”
- 현직 라스트마일 물류업계 관계자
정리하자면 요편의점은 요기요와 쩐의 관계가 얽힌 ‘GS리테일’ 유통채널의 온라인 노출 강화를 위해 마련된 전용탭이라 볼 수 있습니다. 실제 GS리테일 측은 요편의점 론칭을 통해 퀵커머스를 필요로 하는 요기요 이용자에게 기존보다 개선된 UI/UX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고요.
요편의점 론칭으로 GS리테일이 보유한 모든 오프라인 유통채널과 ‘요기요’의 접점이 만들어졌습니다. GS25 편의점과 GS더프레시 슈퍼마켓의 온라인 트래픽 유입을 위한 접점으로 요기요를 활용하여 각각 ‘요편의점’과 ‘요마트’로 구축한 것이죠. GS리테일 측은 요마트에 이어 론칭한 요편의점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요마트와 요편의점은 서로 다른 상품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편의점에서는 GS25에서만 판매하는 도시락, 간편식, 샌드위치, 김밥, PB 상품을 퀵커머스로 만나볼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죠. 또 요마트와 요편의점은 서비스 타깃이 서로 다릅니다. 요마트가 3~4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장보기 서비스를 주로 제공한다면요. 요편의점은 당장 필요한 상품을 소량으로 구매하기 원하는 1인가구를 타깃으로 합니다. GS더프레시와 달리 GS25 편의점은 원룸 밀집 지역에도 촘촘히 포진돼 있고요. 특히 편의점 먹거리를 선호하는 10~20대 소비자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GS리테일 관계자
원래 전용앱 있잖아요?
물론 GS리테일에게는 요기요뿐만 아니라 ‘전용 온라인 배달앱’도 존재합니다. 심지어 요기요 인수 전부터 ‘주문 채널’과 ‘배달대행 채널’을 모두 보유하고 있었죠. 전용 배달앱으로는 ‘우리동네GS’라는 이름의 앱에서 GS25 편의점과 GS더프레시 슈퍼마켓의 통합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요. 전용 배달대행 앱으로는 ‘우리동네 딜리버리’라는 이름으로 크라우드소싱 기반 일반인 배송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GS리테일이 자체앱이 있음에 불구하고 ‘요기요’ 앱을 적극 활용하며 새로운 GS리테일을 위한 온라인 판로를 구축하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아직까지 GS리테일 자체앱보다 ‘요기요’의 트래픽이 크고요. 당연히 요기요까지 활용해야 더 많은 온라인 매출을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채널에 유입시킬 수 있을 테니까요. GS리테일이 굳이 컨소시엄을 구축해 요기요를 인수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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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에선 요기요의 ‘요편의점’ 출시를 경쟁 퀵커머스 서비스를 견제함과 동시에, 요기요 인수 효과를 증명하고자 하는 GS리테일의 시도라 해석했습니다. 특히 기존 GS리테일이 이미 편의점 배달망을 운영했던 만큼,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빠르게 성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 평했습니다.
“GS리테일이 요기요 인수 시너지를 증명하기 위해 서둘러 다음 사업을 준비한 듯합니다. 이때 가장 먼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요기요 이용자를 GS리테일 사업으로 연결하는 것이겠죠. 요마트를 활용해 요기요 이용자를 GS더프레시로 유입시켰던 시도처럼요. 게다가 편의점 배달은 요기요가 오래전부터 이미 하고 있던 비즈니스잖아요. 그러니 별도의 투자 없이 요편의점이란 이름의 신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요편의점 출시 작업은 새롭게 MFC(Micro Fulfillment Center) 역할을 담당해야 했던 요마트의 GS더프레시보다 훨씬 수월했을 거예요”
- 현직 유통업계 관계자
차별화된 경쟁력은?
한편, 최근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연이은 퀵커머스 확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GS리테일뿐만 아니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이마트24 등 슈퍼마켓, 편의점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달아 퀵커머스 관련 사업 소식을 경쟁적으로 내걸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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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퀵커머스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 평가받는 기업은 단연 ‘배달의민족 B마트’입니다. 별도의 물류 공간 MFC를 구축하여 상품을 직매입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죠. 우아한형제들의 상품 매출을 통해 간접적으로 B마트의 성장세를 추정할 수 있는데, 2019년 507억원, 2020년 2173억원, 2021년 4207억원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서울·경기지역을 넘어 부산 지역 B마트 운영까지 재개한 바 있죠. B마트는 배달의민족의 약 60%에 달하는 배달앱 점유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데요.
유통업계에선 GS리테일이 B마트와 퀵커머스로 경쟁하기 위해선 이미 존재하는 전국 매장의 상품을 활용하기에 인프라 투자비용이 덜 드는 ‘에셋 라이트’ 구조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합니다. 결국 GS리테일 스스로가 강조하고 있듯 빠르게 전국 단위 서비스로 나아갈 수 있는 확장성이 GS리테일의 경쟁력이 될 텐데요. 단순히 확장하는 것 이상으로 퀵커머스 시장 수요와 지속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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