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에서 CJ올리브영이 얻는 이익 또한 명확합니다. CJ올리브영은 기존 당일배송 서비스 오늘드림의 파트너로 ‘배달대행’ 업체들과 협력해왔습니다. 고객의 온라인 주문이 발생하면 배달 라이더들이 음식을 픽업하듯, CJ올리브영 매장 거점에 방문하여 즉시배송 하는 형태인데요. 한정된 시간에 담당 권역의 주문이 몰린다면 라이더에게 어느 정도 여러 배송지의 물량을 동시 할당할 수 있지만요. 아무래도 즉시배송 특성상 충분한 주문이 몰리지 않는다면 규모의 효율화가 어려운 구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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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체인로지스는 배달대행 업체와 다른 운영 구조를 택했습니다. 하루 3회전 회차배송 타임라인에 맞춰서 입고된 화주사의 당일배송 물량을 한데 모아서 체인로지스가 권역별로 구축한 도심 물류센터(Transfer Center)에서 분류하고요. 오전 10시와 오후 12시, 오후 4시까지 하루 3회 물류센터에 입고된 물량을 오후 12시와 오후 4시, 오후 8시까지 배송 완료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왔습니다.
앞서 예시로 들었던 배달 라이더가 한 번 출차할 때 2~4개 이상의 음식을 묶어서 이동한다면요. 체인로지스 라이더는 통상 50~80개 화물을 묶어서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묶음배송을 바탕으로 한 건당 배송원가 절감을 통해 즉시배송보다는 느리지만, 택배 단가 수준까지 저렴한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체인로지스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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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은 이와 같은 배송 방식을 이미 체인로지스와 함께 여러 차례 실증했고요. 앞서 언급했듯 최근 확장하고 있는 MFC는 체인로지스의 물류 거점이 최근거리에 함께 진출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거든요. 말인즉, 체인로지스 도심 물류센터까지 간선 이동 거리를 최소화하여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요. 기존 3회전의 회차배송에 따른 주문 마감 시간과 무관하게 거의 실시간 단위로 고객 주문을 취합하여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올리브영과 체인로지스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확인하긴 어렵지만요. 올리브영이라면 충분히 물량을 바탕으로 더 저렴한 배송 단가 조건을 가져갔을 것이 분명하고요. 앞으로 올리브영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 광역시’까지도 MFC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체인로지스는 계속해서 올리브영과 함께 서비스 권역을 넓히기 위한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아차, 이야기 안 드렸는데 이번 투자는 당연히 재무적 투자(FI)가 아니라 ‘전략적 투자(SI)’입니다.
올영 물량 바탕으로 고객사 확대할 것
로컬 단위 물류 서비스의 효율은 권역별 물량과 밀집도가 만들어냅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오토바이 라이더가 한 번에 50~80개 가량의 물동량을 실어서 배송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요. 충분한 권역별 주문 숫자와 밀집도가 담보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체인로지스에게 ‘올리브영’은 신규 서비스 권역 진출에 따른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됨과 동시에, 라이더가 처리하는 시간당 주문 처리량(Units per Hour)을 높여서 물류 서비스 원가 경쟁력을 가져가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체인로지스는 올리브영 외에 고객사들의 물량까지 영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실제로 체인로지스는 브랜디, 한스타일의 패션 상품, LG헬로모바일과 토스모바일 유심, 스윗밸런스와 컬리의 신선식품을 ‘당일배송’으로 연계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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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아쉬움이 있었다면 이들 화주사의 서비스 권역이 ‘서울’에 한정됐다는 점인데요. 이번 올리브영과 협력을 바탕으로 체인로지스는 기존 및 신규 고객사 중에서 지방 서비스 권역의 당일배송 니즈가 있는 고객사의 물량을 적극 유치해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체인로지스는 국내 당일 도착 배송 시장을 보다 성장시키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배송 지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올리브영 투자에 이어 약 2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내년도 지방 광역시 권역 확대와 더불어 손익분기점(BEP)을 돌파할 계획입니다. 체인로지스는 국내 가장 빠른 택배 서비스로서 전국의 다양한 화주와 물량을 품어 국내 배송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선도 기업이 되겠습니다.
- 김동현 체인로지스 대표
또 하나 체인로지스가 이야기하는 방점은 서비스 연동인데요. 체인로지스는 자체 개발한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와 라이더 앱을 보유하고 있고요. 이를 기존 고객사가 사용하는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솔루션과 API 연동하여 가시성을 제공하는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