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소 셀러들 사이에서 ‘브랜딩’은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입니다. 그 배경엔 먼저 가장 많은 중소 셀러들이 입점하고 있다고 알려진 네이버의 전략 변화가 있었는데요. 이커머스 성장 정체가 본격화된 2023년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 성장을 이끌었던 것은 ‘브랜드스토어’였습니다. 초기 네이버쇼핑의 빠른 성장을 이끌었던 SME(Small Medium sized Enterprise) 중심 ‘스마트스토어’의 성과는 어느 순간 네이버의 실적발표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는 수준까지 이르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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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분위기는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중소 셀러들에게도 체감됐습니다. 한 구매대행 판매자에 따르면 과거에는 변화하는 시장 유행에 따라 검색 알고리즘을 분석해 키워드를 설정하고, 광고비만 적절하게 투하한다면 어느 정도 이상의 매출이 나왔습니다. 여기 가구매를 통한 별점 및 리뷰 작업 같은 ‘어뷰징’을 더해준다면 짧든, 길든 네이버쇼핑 검색 상위노출이 가능했다는 증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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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커넥터스에도 소개했듯 네이버쇼핑 검색 알고리즘이 어뷰징에 적극 대응하는 형태로 바뀐 이후로는, 단순 구매대행 상품의 검색 키워드 상위노출이 쉽지 않아졌다는 셀러들의 평가가 나오고요. 특히 경쟁 셀러들과 동일한 상품을 소싱하는 경우, 노출도가 크게 떨어져 매출이 영 시원치 않다는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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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3년을 기점으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커머스 플랫폼들의 한국 공습이 본격화됐습니다. 그간 중국 플랫폼은 국내 중소 셀러들의 주요 상품 소싱처였는데요. 그들의 소싱처였던 중국 제조사와 유통사들이 중국 플랫폼을 타고 한국 직진출을 시작하면서, 구매대행 판매자들의 상품은 한국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됐습니다. 당연한 것이 네이버에서 팔리는 것과 정확히 똑같은 상품이 수십% 이상 저렴한 가격에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팔리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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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은 결국 이러한 내외부 경쟁 상황에서 셀러들의 상품을 특별하게 보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셀러들은 중국 플랫폼의 상품 페이지를 그대로 가져와서 한국 이커머스 플랫폼에 올려 판매하는 방식은 더 이상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고 보고 있고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위탁 제조를 통해 자사 브랜드를 붙인 제품을 판매하거나, 최소한 한국에서 소싱한 재고를 리패키징하는 것과 같은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브랜딩에 대한 노력을 거친 상품의 경우 네이버쇼핑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요.
네이버도 SME의 브랜드화를 원한다
물론 ‘브랜딩’이 그 짤막한 단어처럼 쉬운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단순히 제조 OEM을 하거나, 리패키징을 한다고 ‘브랜딩’이 되는 것 또한 아니고요. 그렇기에 셀러들에게 브랜딩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아마 앞으로도 영원한 숙제처럼 느껴질지 모르는데요. 네이버 역시 이런 셀러들의 고민을 모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 스마트스토어 입점 중소 셀러의 브랜딩을 지원하는 ‘브랜드 런처’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브랜드 런처는 약 4개월 동안 기수별로 선정된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교육 및 컨설팅 프로그램인데요. 사업 현황 및 상품 강점과 타깃을 분석하는 브랜드 진단부터 스토어 고도화를 위한 브랜드 교육, 전문가 및 전담 코치의 브랜드 컨설팅, 스토어와 상품 고유 IP 및 상표권 등 브랜드 자산 구축 지원 등의 과정이 포함됩니다.
네이버는 이어 지난해 6~7월 모집하여 운영한 브랜드 런처 프로그램 1기가 마무리된 10월에 맞춰서 ‘브랜드 부스터’ 프로그램 또한 신설했습니다. 브랜드 런처가 이제 막 브랜드 자산을 만들고자 고민하는 셀러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었다면요. 브랜드 부스터는 그 이름처럼 상품을 직접 개발하거나 브랜드 상표권을 가진, 어느 정도 매출이 나오는 셀러(스마트스토어 파워~빅파워 등급)들을 모집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브랜드 부스터 프로그램에는 브랜드 확장 단계에 필요한 마인드셋 교육과 브랜드 데이터 및 상품 분석은 물론, 더 큰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기술 도구 제공 및 네이버 실무진의 교육과 질의응답 세션이 포함됐고요. 약 100여개의 스마트스토어 사업자가 대상으로 선정돼, 10월부터 최근까지 6개월간 프로그램이 진행됐습니다.
브랜드 런처와 브랜드 부스터는 그 이름처럼 브랜드의 탄생(런처)과 확장(부스터)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여기에는 브랜드를 갖추지 못한 중소 셀러들의 브랜드화를 단계별로 지원하겠다는 네이버의 의지가 담겨있는데요.
네이버가 4월 밝힌 성과에 따르면 브랜드 런처에 참여하여 4개월 과정을 수료한 30명의 사업자들의 거래액과 주문건수는 프로그램 이전과 비교해 각각 50%, 40% 성장했고요. ‘브랜드 부스터’에 참여한 사업자들의 평균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2% 이상 성장했습니다. 또 브랜드 런처와 브랜드 부스터에 연이어 참여한 밀키트 브랜드 ‘사평’은 브랜드 부스터 기간 동안 거래액이 약 290% 성장했다는 네이버측 전언입니다.
셀러들의 평가와 네이버가 얻는 것
브랜드 런처와 브랜드 부스터는 네이버의 크리에이터 상생 프로그램 ‘프로젝트 꽃’의 일환으로 진행됐습니다. 프로젝트 꽃은 수익 창출보다는 네이버가 자사 플랫폼 생태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크리에이터들과 ‘동반 성장’함을 보여주는 사회 기여 측면의 의미를 품고 있고요. 실제 오랫동안 네이버의 셀러 친화적 브랜드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입니다.
취재에 응한 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셀러는 “작은 셀러들을 대상으로 한 브랜딩 지원은 오직 네이버만 가능하며, 특히 요즘 셀러들에게 꼭 필요한 지원 사업”이라며 “셀러들 사이에서도 브랜드 런처, 브랜드 부스터에 참가하고자 하는 이들은 정말 많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같은 셀러에 따르면 당장 브랜드 런처, 브랜드 부스터에 참가했을 때 셀러들이 얻는 편익은 직관적이라고 합니다. 네이버는 프로그램 참가 셀러들을 위한 특별전을 열어 추가적인 상품 노출 창구를 만들어주기도 하고요. 할인 쿠폰을 발행하여 별도의 매출 상승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모두 중소 셀러들의 성장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는 평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