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배송비는 국제물류가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본보다 압도적으로 더 저렴한 3000원을 받고 있으니 일본보다 더 저렴하게 팔고 있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예컨대 한국 셀러에게 390원짜리 빅카츠를 30개 구매한다고 가정하더라도, 해외 배송비를 포함한 최종 결제금액은 1만4700원에 불과하니까요. 제가 일본 현지에서 라쿠텐에 들어가서 30개 들이 빅카츠를 구매하는 데 드는 총 결제비용 1882엔(약 1만7100원)보다 더 저렴하네요?
결국 이 돈까스맛 과자의 비밀은 상품을 판매하는 당사자를 만나지 않는 한 알 수 없는 미제로 남지 않을까 생각했는데요. 바로 어제 일본을 포함하여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B2C 전자상거래 물류 서비스를 운영하는 크로스보더 물류회사 임원과 이야기 중 우연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건 정확하게 빅카츠를 판매하는 글로벌 셀러의 상황을 알고 적은 것이 아닙니다. 크로스보더 물류 전문가가 전해준 일본발 한국향 B2C 전자상거래 물류 서비스의 일반적인 비용 구조를 바탕으로 ‘추산’한 것이니, 틀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아래 내용을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류비에서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요?
해당 임원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빅카츠의 소매가격이 일본 내 300원대 초반에 형성돼 있기에, 한국 판매가 390원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마진 비중을 가져가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 봤고요. 이는 소매가격을 기준으로 본 것으로 만약 해당 셀러가 보다 경쟁력 있는 도매가격에 소싱이 가능하다면 마진율은 더 높일 수 있겠죠. 물론 그 마진이야 고작 ‘몇십원’ 아니냐 싶을 수도 있지만, 이게 ‘마진율’로 본다면 두 자릿수의 괜찮은 숫자가 나올 수 있거든요.
여기 더해 한국 소비자에게서 받는 3000원의 물류비 안에서도 충분히 중간 이익을 남기는 것이 가능하다는 게 해당 임원의 설명입니다. 심지어 390원짜리 단 하나의 상품만 구매한 고객에게 발송하더라도 물류비에서 이익을 남기는 것이 가능하다고요.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국제물류를 포함한 B2C 전자상거래 물류비용이 상상 이상으로 저렴하기 때문인데요. 해당 임원이 전한 한국으로 들어오는 인바운드 B2C 전자상거래 물류비용 구조를 뜯어보자면 크게 1) 일본 현지 배송대행지까지 픽업비용, 2) 항공운송료, 3) 수입통관비용, 4) 한국 내 택배비용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이를 순서대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일본 현지 픽업비용
일단 일본 현지 픽업비용을 살펴보면 앞서 라쿠텐 사례에서 봤듯 일본 국내 택배비가 한국 국내 택배비보다 많이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요. 크로스보더 물류에 있어서 일본 현지 집하 물류는 한국으로 발송할 여러 상품을 묶어서, 일반적인 택배비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상품 발송이 가능하거든요. 일본 현지 택배비용이 780엔이라고, 일본 현지 상품 한 건당 집하비용이 780엔은 아니라는 거죠.
해당 임원에 따르면 이 빅카츠 업체는 일본 현지에서 배송대행지(집하지)를 운영하는 물류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네이버쇼핑을 통해 한국 고객 주문이 발생하면 이 배송대행지에 용차, 현지 택배 등을 통해 상품을 대량 발송하여 이후 배송 전체를 위탁하는 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이 경우 빅카츠 판매 셀러가 어느 정도 이상의 물동량을 다루고 있다면, 빅카츠 한 건당 현지 픽업비용은 ‘100원’ 수준이면 충분하다고는 설명입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배대지 운영하던 몰테일은 잊어라? ‘글로벌 풀필먼트’ 사업자로 변신한 까닭, 커넥터스]
2) 항공운송료
다음으로 항공운송료인데요. 해당 임원에 따르면 현재 일본을 출발하여 한국으로 가는 항공운임은 1kg당 900~1000원 정도의 비용에 형성돼 있다고 합니다. 왜 이렇게 저렴한가 싶을 수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한국과 일본을 오고가는 여객 항공기의 이동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라고요. 항공운송에서는 화물기 이상으로 여객기의 화물칸(Belly Deck)을 통한 운송량도 상당한데, 한일간 잦은 여객기의 이동은 그만큼 물류로 활용할 수 있는 유휴공간이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고요. 항공사가 더 낮은 부킹 운임을 포워더에게 줄 수 있는 이유가 된다고 합니다.
참고로 빅카츠 과자 하나의 무게는 약 18g인데요. 이를 가장 작은 박스에 넣어서 발송한다고 하면 그 무게는 많이 잡아봐야 200g이 안될 것으로 해당 임원은 추측했습니다. 빅카츠 한 개를 발송한다고 하면 대략 ‘200원’ 정도의 비용이 항공운송료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입니다.
3) 수입통관 + 국내 택배비
다음으로 수입통관비용은 한 건당 약 ‘300원’을 잡으면 된다고 했고요. 마지막으로 앞서 빅카츠 판매 셀러가 일본 현지 배송대행지를 운영하는 외주 물류회사에 물류 전반을 위탁하고 있을 것이라 추측했잖아요? 이 경우 국내 택배 역시 해당 외주 물류회사의 영업망 및 물량을 기반으로 확보한 택배사 계정을 통해 보다 저렴한 금액에 국내 택배 이용이 가능하거든요. 그렇게 된다면 한국 내 택배비용은 ‘2000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측됩니다.
종합하자면 390원짜리 빅카츠 한 개를 3000원의 물류비용을 받고 한국으로 발송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2600원<100원(현지 픽업비)+200원(항공운송료)+300원(수입통관비용)+2000원(택배비용)>으로 추산됩니다. 상품에서 몇십원의 마진을 보는 것과 별개로, 몇백원 정도의 추가 마진을 고객으로부터 받은 물류비 3000원 안에서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첨언하자면, 이는 한 건의 빅카츠 발송을 바탕으로 추산한 것이고요. 이 셀러는 100개 이상의 빅카츠를 주문하더라도, 변함없이 3000원의 고정 배송비로 주문이 가능하도록 했거든요. 그렇다면 고객은 기왕 같은 배송비인 것, 한 개보다는 여러 개의 빅카츠를 동시에 주문할 수 있겠죠? 제가 1개는 아쉬워서, 10개의 상품을 한 번에 주문했던 것 처럼요.
이 경우 상품 판매량 증가에 따른 마진은 늘어날 수 있더라도요. 발송 무게 증가에 따른 물류비도 증가하게 되는데, 결과적으로 물류비에서 남기는 이익은 줄거나 오히려 업체가 손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저에게 추측한 내용을 알려준 크로스보더 물류기업 임원은 일본발 한국향 물류를 수행하는 외주 크로스보더 물류기업이 한국 택배업체와 ‘고정 단가’ 계약을 했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현재 국내 직구 물량을 처리하고 있는 한 대형 택배업체는 30kg까지 고정된 계약금액에 택배비를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기에 100개를 발송하더라도 고작 1.8kg인 빅카츠 정도는 무난하게 큰 물류비 증가 없이 발송이 가능할 것이라 추측했습니다.
여기까지 읽어본 독자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조금 감춰져 있던 물류를 아니까 새로운 사업 기회가 막 보이지는 않나요? 저 역시 괜히 일본발 구매대행 사업을 하고 싶어지더라고요. 오늘 이야기가 새로운 사업의 힌트로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