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주 커넥트레터로 인사드리는 신승윤입니다. 최근 저는 꽤 특별한 경험을 하나 했습니다. 평소 제 역할과 정반대 되는 상황을 체험한 것인데요. 아침에 메일함을 열어보니 제게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더라고요. 인터뷰이가 돼 달라고 말이죠. 처음엔 이게 무슨 말이지? 스팸 메일인가? 메일 주소를 잘 못 썼나? 싶었죠. 그런데 본문을 잘 읽어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커넥터스 신승윤 기자님’에게 보낸 메일이었습니다.
발신지는 동아일보사 DBR연구소였습니다. 동아일보, 그리고 DBR은 각각 제게 여러 의미가 있는 이름인데요. 먼저 동아일보사는 제가 인턴 자격으로 처음 언론사 생활을 체험해 본 곳이고요. DBR은 물류·유통 기자 일을 시작하면서 작문부터 잡지 구성까지 여러 부분을 참고했던 매체입니다. 이곳에서 저를 ‘산업 전문가’라 칭하며 인터뷰이로 모시고 싶다 연락을 주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몇 번이고 사기나 사칭이 아닌지 확인하면서도 확신이 서지 않았어요.
결과적으로 DBR과 모 그룹 경제연구소 관계자들과 만난 저는 약 두 시간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늘 질문을 하던 입장에서 역으로 각종 질문을 받는 입장이 되다 보니 말실수하면 어쩌나 꽤 긴장되더군요. 나름 대학교 등에서 특강은 진행해 봤지만, 인터뷰는 완전히 결이 달랐습니다. 기본 질문으로는 차마 예상할 수 없던 내용도 있었거든요. 그래도 편안한 분위기의 인터뷰가 되도록 많이 배려해 주신 덕에 시간이 지날수록 뇌와 혀가 좀 풀려 다행이었습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단기/중기 전망’이란 거대한 인터뷰 주제 앞에 나 따위가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자신 있던 것은 제가 늘 현장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물류·유통 업계 관계자들과 이커머스 셀러들, 동네 가게 사장님들, 배달 라이더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점이었고요.
또 각각의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더 넓은 시야와 다양한 분석 관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는데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오히려 제 머릿속 정보의 파편들을 한 데 엮을 수 있었습니다. 하여 인터뷰어 측에서 보내준 표 형식의 질문지를 앞으로 제 업무를 위해서 주기적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실제 많은 도움이 됐거든요.
이렇게 수년간 인터뷰어로 살다 인터뷰이 체험을 해본 썰은 여기서 마치고요. 위 인터뷰 당시 수차례 언급됐던 '이 기업'의 소식을 가지고 오늘의 뉴스픽 전하겠습니다. 다행히 그간 커넥터스 콘텐츠에서나 해당 인터뷰에서나 이 기업의 행보를 예상한 내용은 아직까진 틀리지 않았네요. 한국 셀러를 데리고 세계 이커머스 시장으로 진출하겠다 선언한 알리익스프레스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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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알리익스프레스는 ‘제1회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셀러 포럼’을 개최하고 알리익스프레스 케이베뉴 입점 셀러와 기자들을 초청했습니다. 커넥터스 역시 위 포럼에 다녀왔는데요. 이날의 핵심 주제는 뭐니 뭐니 해도 오는 10월 새롭게 출시하는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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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서 알리익스프레스 글로벌 셀링 서비스 내용과 출시 일정을 발표하고 있는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 ⓒ커넥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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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케이베뉴에 입점한 한국 셀러들은 알리익스프레스 글로벌 셀링을 통해 알리익스프레스가 운영 중인 타국 플랫폼 입점 판매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용 중인 한국어 버전 판매자 솔루션에서 상품 등록부터 노출, 결제, CS까지 모두 연동 운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고요. 자동 번역 기능으로 언어 장벽을 낮추는 한편 알리익스프레스 측에서 전담 매니저를 배정해 해외 매출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합니다. 한번의 상품 등록으로 알리바바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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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는 전 세계 1억5000만명의 소비자가 이용하고 있습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한국 상품을 바탕으로 알리바바그룹 내 계열사들과 협력한다면 알리익스프레스 외 플랫폼 소비자들까지 공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셀러,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계열사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겠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 글로벌 셀링은 우선 미국, 스페인, 프랑스, 일본을 시작으로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입니다. 이후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전역, 유럽과 남미 곳곳으로 판매 국가와 지역을 확장해 나갈 예정입니다”
동시에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한국 셀러들에게 이런 약속을 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 글로벌 셀링 입점 보증료, 입점 수수료, 판매 수수료 어느 하나 받지 않겠다고 말이죠. 현재 케이베뉴 판매 수수료 0% 혜택을 유지하고 있듯, 해외판매 역시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건데요. 그것도 향후 5년간이나요. 알리바바그룹이 작정하고 판을 벌이면 이 정도구나 싶을 정도로 파격적입니다.
“알리익스프레스 케이베뉴는 한국 판매자들과의 장기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2023년 10월부터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365일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고요. 판매 수수료 무료 정책 역시 2024년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특히 케이베뉴의 매출 상위 50위 기업 중 중소기업의 비중은 60%를 넘습니다. 그만큼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중소기업들에게 고객 확보와 매출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건데요. 앞으로 케이베뉴와 글로벌 셀링을 통해 상호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하겠습니다”
- 카일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케이베뉴 셀러 및 카테고리 관리 총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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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는 향후 5년간 한국 셀러 대상 판매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발표했다. ⓒ커넥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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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들 “안 할 이유 없다”
알리익스프레스 글로벌 셀링 출시 소식은 한국 셀러들 사이에서 지금도 정말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셀러들은 케이베뉴 신규 입점 조건부터 글로벌 셀링 연동 방법, 판매 조건, 크로스보더 물류 및 현지 프로모션 등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는 중인데요.
특히 알리익스프레스 글로벌 셀링은 국내 스토어와 해외 스토어를 통합 운영하거나, 이원화하는 등 운영 방식이 유연하다는 점이 고평가받고 있고요. 또 케이베뉴 상품이 한국산이며, 한국에서 발송되는 상품임을 라벨을 통해 상품 이미지 하단에 노출해준다는 점, 정산을 국내와 마찬가지로 월 2회씩(1일, 15일) 판매 건별로 진행한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런 판매자들의 기대 때문일까요.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한국 셀러들에게 명확한 입점 및 매출 성장 가이드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번 포럼에서도 알리익스프레스는 셀러 정착 및 시스템 안정화를 지원하는 ‘어카운트 매니지먼트(AM)’ 부서 담당자를 무대에 세워 관련 프로세스를 소개했는데요. 대략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고요. 케이베뉴에 입점했거나 입점 상담을 받은 셀러들에 의하면 상담 시에는 셀러 특성에 따라 한층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시한다고 합니다.
“알리익스프레스 케이베뉴에 입점하시면 먼저 인큐베이션 매니저를 배정해드립니다. 상품 등록과 스토어 세팅을 도와드리고요. 이후 알리익스프레스가 제공하는 각종 프로모션을 따라가면서 본격적으로 매출 규모를 키울 수 있습니다.
먼저 ‘얼리버드’ 이벤트에 참여해 첫 판매부터 일정 매출 규모를 만들 수 있고요. 다음은 ‘천억 페스타’에 참여하여 월 1000만원 매출을 향해 달려갑니다. 물류를 비롯해 교환이나 환불 등 각종 CS까지 매니저와 셀러 센터를 통해 지원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후 일정 수준의 매출과 주문량을 확보하면 이때부터 카테고리 매니저(CM)를 배정해드리고요. 스토어의 히어로 상품과 포트폴리오를 정립해 브랜드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MD’s Pick’ 이벤트에 참여해 앱 메인 노출을 노려볼 수 있고, 그 외 브랜드 데이나 카테고리 위크 등 매니저와 리소스 협의를 통해 카테고리 탑 셀러를 목표로 달려갑니다”
- 원다혜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어카운트 매니지먼트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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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셀러의 케이베뉴 입점, 글로벌 셀링 연동 판매 시 스토어 오픈, 상품 등록부터 향후 해외 판매 촉진까지 전 과정에 대한 컨설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커넥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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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도, 기관도, 이제 선택지가 없다고
요즘 국내 셀러들은 “이제 역직구 플랫폼으로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거의 남지 않았다”라고 말합니다. 이전 커넥터스 콘텐츠에서 꾸준히 언급했듯 아마존, 쇼피 같은 외국계 거대 플랫폼의 경우 한국 셀러가 입점부터 판매, 현지 마케팅, 각종 CS까지 처리하기에 제약이 너무나 많습니다. 원활히 소통할 담당자가 없기에 입점 시점부터가 진짜 고통이라죠. 물론 물류, CS를 대행해주는 현지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할 수는 있다지만, 관련 비용이 만만치 않고 상품을 잘 파는 것은 여전히 판매자들의 몫이 되거든요.
위와 같은 이유에서 그나마 말이 통하던 큐텐그룹의 몰락이 아쉽다는 셀러들의 반응이 나옵니다. 큐텐그룹은 티메파크 사태가 터지며 싱가포르 사업까지 모두 정지된 상태고요. 북미와 유럽 진출을 위해 인수한 위시 역시 힘을 잃었습니다. 그 외 국내 커머스 플랫폼 중 해외시장 개척에 성공해 국내 셀러들의 역직구를 도와줄 만한 서비스는 좀처럼 찾기 힘든 상황이라 셀러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알리익스프레스 글로벌 셀링의 등장은요. 그 출시 타이밍부터 이번 포럼 개최, 그리고 알리익스프레스 측이 차례차례 깔아놓은 포석들까지 비즈니스 전반의 그림이 잘 그려졌다는 게 크로스보더 셀러들의 주된 반응이었습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 글로벌 셀링에 우정사업본부가 협력한다는 점에서 셀러들의 신뢰가 급격히 상승했다고요.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가 이번 포럼에서 발표했듯 알리익스프레스 글로벌 셀링의 배송 기본 옵션은 현재 우체국 EMS입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우정사업본부의 협력으로 알리익스프레스 글로벌 셀링을 통해 해외로 물건을 판매하는 국내 셀러는 기존 EMS 가격보다 10% 인하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정사업본부가 제공하는 최대 할인율로 국내 거주 중인 외국 국적 이주자 등에게만 제공하던 요율인데요. 이를 알리익스프레스가 쟁취한 거죠.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위 정책을 통해 국내 셀러들을 지원하고 국익을 높일 수 있다 판단했겠고요. 이로써 국내 셀러들의 알리익스프레스에 대한 신뢰가 상승함은 물론, 해외 소비자들 역시 한국 정부 기관이 배송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케이베뉴 상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역직구 서비스의 선택지가 없었던 건 기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취재 결과 국내 중소상공인들의 해외 진출 지원 사업을 운영하던 복수의 정부 기관들은요. 큐텐의 몰락 이후 해당 예산을 어디에 투여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진 상태입니다. 중소 셀러들의 의견은 물론이고, 현재 대세는 역시 알리익스프레스 글로벌 셀링을 가리키고 있지만요. ‘중국 플랫폼에 국가 예산을 투여한다’라는 사실 자체가 큰 부담인 상황이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의 대표적인 정부 기관인 우정사업본부와 제휴를 하며 나타난 것이죠.
이처럼 이번 제1회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셀러 포럼은 개최 시기와 그 핵심 주제인 글로벌 셀링 출시 소식까지 가장 좋은 타이밍에 진행됐다 평가하고 싶고요. 앞서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꾸준히 마케팅 비용을 투자함과 동시에 케이베뉴 셀러들에게 적절한 가이드를 제공함으로써 비교적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점, 또 한국 중소기업 살리기를 강조하며 글로벌 셀링의 물류 파트너로 계열사인 ‘차이냐오’ 대신 우정사업본부를 우선 점찍은 점 역시 장기적 전략을 바탕으로 철저히 계산된 움직임이 아닐까 예상해 봅니다.
한편 알리익스프레스 글로벌 셀링이 정말로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 매출 상승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업계 관계자들 역시 많았습니다. 판매 수수료가 무료인 것과 실제 현지에서 상품이 잘 팔리는 건 별개 문제니까요. 이와 관련해선 후속 콘텐츠에서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고요. 글로벌 셀링 관련 소식도 계속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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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셀러들의 생존 전략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와중에 몇몇 서비스들은 역으로 ‘오프라인 가치를 강조한 해외 진출’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먼저 패션 브랜드 400여곳, 패션 인플루언서 4000여명이 참여 중인 패션 아이템 시딩 플랫폼 ‘오늘룩’을 소개합니다. 오늘룩은 패션 브랜드와 패션 인플루언서가 가진 서로의 니즈를 연결해 주는 B2B 플랫폼인데요. 이들의 주요 서비스 중에는 ‘인플루언서 오프라인 초청’이 있고요. 해당 서비스는 패션 브랜드의 일본 진출 성패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합니다. 관련 내용 전합니다.
다음은 무신사 소식입니다. 지난 13일 무신사가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새로운 오프라인 편집샵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무신사 대림창고)’를 열었습니다. 무신사 대림창고는 1970년대 지어진 대림창고의 외형을 그대로 활용한 오프라인 체험 공간으로 꾸려졌는데요. 특히 무신사는 대림창고를 여성 고객, 그리고 외국인 고객을 정확히 타깃팅해 공간을 구성하고 운영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과연 무신사 대림창고는 무신사 입점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을 도와줄 수 있을까요?
또 새롭게 등장한 오프라인 점포가 있으니 바로 현대백화점의 새로운 브랜드 ‘커넥트현대’입니다. 커넥트현대는 부산에서 첫선을 보였는데요. 백화점의 고급 상품, 아웃렛의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문화·예술 체험을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는 복합 공간을 지향한다고 합니다. 이 체험의 주체로는 지역 주민과 더불어 국내외 관광객들의 비중이 상당이 클 것이라 예상되는데요. 트렌드라이트 기묘한님의 자세한 분석 내용을 전합니다.
당최 언제 오는 건지 알 수 없었던, 기다리던 가을이 드디어 도래했습니다. 늦은 환절기에도 제 기관지는 이를 기가 막히게 체크했는지, 코가 조금 막히고 목도 조금 따가운 듯합니다. 이번 주만큼은 너무들 멋 부리지 마시고 건강부터 챙기시길 바라고요. 저는 더 좋은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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