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패킹(운영사: 인베트)은 물류센터의 입·출고 및 포장 작업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해 CS 분쟁 시 객관적인 근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입니다. 덕분에 현장에서 어떤 유형의 CS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지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기도 한데요.
오늘은 지난 제20회 커넥터스 밋업 호스트로 참가한 함동환 리얼패킹 컨설팅 담당 이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요즘 브랜드, 물류기업들이 현장에서 마주하고 있는 CS 이슈 6가지를 실제 사례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① 블라인드 박스의 역풍
첫 번째는 굿즈 시장에서 자주 등장하는 케이스입니다. 음반에 포함된 포토카드나 피규어처럼 구성품을 알 수 없는 ‘블라인드 박스’ 상품에서 원하는 구성의 제품만 취하고 나머지를 모두 반품하는 유형이죠.
리얼패킹에 따르면 심지어 한 고객이 수백 개의 상품만 사고, 일부만 취하고 나머지는 모두 반품하는 사례도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반품된 상품이 멀쩡하게 돌아오면 다행이지만, 손상·누락된 상태로 돌아오면 그 비용은 고스란히 판매자와 물류업체의 몫입니다. 최근 굿즈 업체들이 포장 과정을 영상으로 남기려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② 고가 제품 ‘박스 찌그러짐’ CS 공방
두 번째는 고가의 뷰티 디바이스를 판매하는 브랜드 기업 A사가 실제 겪은 문제입니다. 이 브랜드는 반품 요청을 하는 고객으로부터 ‘박스가 찌그러져 있었다’는 CS를 반복적으로 받았는데요. 실제로는 박스에 문제가 없더라도, 일부러 박스를 훼손하여 반품 사유를 만드는 고객이 적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업체는 송장까지 다 붙어 포장 완료된 박스를 컨베이어 벨트로 출고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여 고객에게 바로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아무래도 객단가가 높은 상품인지라, 박스 훼손 반품 사례에 더 민감하게 대응한 건데요. 그 결과 억울하게 손해 배상하는 비용을 상당히 줄였다고 합니다.
③ AS 과정에서 생기는 분쟁들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C사는 AS 과정에서도 CS 분쟁이 반복됐습니다. 고객은 특정 부위만 고장났다고 인지하여 수리를 요청했는데, 업체는 검수 과정에서 추가 고장 부위가 발견되면 전체 수리를 진행해 고객에게 청구했거든요. 문제는 고객이 여기서 발생한 ‘추가 비용’을 납득하기 어려웠다는 점이었고, 이는 분쟁으로 이어졌죠.
C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AS 상품이 검수센터로 입고하는 시점의 영상과 수리 완료 후의 영상을 동시에 증빙 자료로 남겨 모두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객은 자신의 제품이 어떤 상태로 들어왔고, 어떻게 수리됐는지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고 관련 분쟁은 상당 부분 사라졌다고 합니다.
④ 쿠팡 입고 수량 공방
CS가 꼭 소비자 단계에서만 터지는 것은 아닙니다. B2B에서도 상당한 분쟁이 발생합니다. 쿠팡 로켓배송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 B사는 쿠팡 물류센터 입고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요. 분명히 100개를 보냈는데, 쿠팡에서는 98개만 들어왔다는 식으로 입고 수량의 차이가 발생했다는 겁니다. 과거에는 건별 피해 규모가 작아 ‘몇 개쯤은 넘어가자’로 끝났던 논란이 물량과 매출 규모가 커지면서 이슈가 커졌습니다.
수량 공방은 최근 가장 민감한 CS 유형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제대로 보상을 받으려면 판매자 및 브랜드가 수량을 맞춰 보냈다는 증빙을 준비해야 하기에, 영상 촬영 솔루션에 대한 관심도 같이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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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복잡한 물류망의 CS 이슈
최근 해외 판매가 늘면서 단가가 뷰티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CS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물류센터와 항공운송, 현지 창고, 라스트마일 배송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명확히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해외 분쟁은 상품 회수에 따른 소요 시간과 비용이 너무 커서 한국으로 반송을 받지 못하고, ‘배상’만 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그에 따라 국가별 물류센터 출고 과정의 상품 영상을 확보하려는 니즈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⑥ CS 영상을 마케팅에 활용한다면
패션 브랜드 D사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송장 번호를 보낼 때 출고 영상을 함께 발송하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함 이사에 따르면 현장이 지저분하다는 이유로, 촬영 영상을 CS 분쟁 증빙 용도로만 활용하고 고객에게 전송하지 않는 기업들도 많은데요. D사의 경우 고객에게 영상을 전송하자 ‘주문 취소율’이 떨어지는 효과를 봤다고 합니다.
고객이 전달받은 영상을 통해 ‘이 상품은 제대로 포장되어 출고됐구나’라는 신뢰를 갖게 되면서 구매 경험 자체가 달라진 건데요. 고객 후기에도 “영상 보고 감동했다”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브랜딩 효과도 컸다는 평가입니다. 단순문의 CS 응대 시간도 줄어들었는데, 실제 D사의 CS 담당 인건비는 약 20% 감소했다고 합니다.
요약하자면 최근의 CS 환경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국 하나입니다. 보이지 않는 구간을 어떻게 투명하게 만들 것인가. 악의적 반품이든, 해외 물류망 속 책임 공백이든, 플랫폼과 브랜드 간 입고 수량 공방이든. 문제의 본질은 ‘증명할 수 없어서 발생하는 비용’입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특정 시점의 물류 과정을 기록하며, 이를 단순 CS 방어뿐만 아니라 브랜딩과 운영 관리 자산으로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방식은 어떤가요? 증거를 확보하는 일은 변화한 이커머스 환경에서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운영의 기본값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CS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는지,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점검해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