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PL과 3PL을 두루 겪은 물류업계 실무자들이 공통적으로 꺼낸 말이 있습니다. 같은 물류인데, 전혀 다른 게임이었다는 것입니다.
2PL과 3PL을 두루 겪은 물류 실무자 A씨에 따르면 2PL은 깊이 있는 운영이 필요합니다. 자사 상품과 프로세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하며, 관계사 및 내부 조직과 소통하기에 비교적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낮습니다. 반면 3PL은 넓은 범위를 이해하는 운영이 필요합니다. 화주사마다 다른 상품 특성, 포장 규격, 출고 기준을 동시에 관리해야 합니다. 익숙함이 사라지는 순간 낯선 변수들이 쏟아집니다.
자사물류를 운영하다가 3자 물류까지 서비스를 확장한 버티컬 플랫폼의 한 물류 실무자 B씨 역시 A씨의 말에 동의했습니다. B씨는 “자사 물류만 했던 시기와 외부 화주사 물량을 함께 처리하기 시작했을 때 운영 법칙은 완전히 달랐다”며 “자사 물량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것들을 다루니 맞춰나갈 수 있었는데, 외부 화주사가 들어오는 순간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2PL에서 3PL로 전환하는 과정에 생기는 대표적인 이슈는 ‘우선순위’와 관련됩니다. 프로모션 등으로 물류센터의 처리능력(캐파, Capacity)을 초과하는 물량이 밀려 들어왔을 때, 자사 물량과 외부 화주사의 물량 중에 누구의 것을 가장 먼저 처리할 것이냐는 질문인데요. 사전에 원칙이 없다면 매번 즉흥 판단이 될 수 있습니다. 모회사든, 물량을 맡긴 외부 화주사든 계약 시 합의한 SLA(서비스 수준 협약)가 무너질 수 있는 만큼, 관련 사항에 대한 원칙은 미리 정해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희 같은 경우 물류 캐파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기본적으로 특정 화주사에 대한 서비스 품질이 극단적으로 낮아지지 않도록 위험을 분산합니다. 동시에 불가피하게 출고가 뒤로 밀리는 것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우선 3자 고객사의 물량을 처리하고 모회사 물량을 나중에 처리하는 것으로 미룹니다. 모회사는 가족이니까 불만을 이야기하더라도 정도가 있지만, 외부 화주사는 서비스 품질 악화가 곧 계약 해지 사유가 될 수 있거든요”
- 2PL에서 3PL로 확장한 물류기업 고위관계자 C씨
상품 혼선도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화주사가 늘어날수록 유사한 상품들이 섞이면서 오피킹, 오포장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정보 비대칭 문제도 있습니다. 자사 상품은 프로모션과 신제품 정보가 비교적 사전 공유되지만, 외부 화주사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정보 공유가 잘되지 않으면 입출고와 관련한 캐파 예측이 어려워지고, 운영 인력 수급 등의 계획이 어긋납니다. 결국 2PL에서 3PL 전환의 핵심 과제는 창고 확장이 아니라 정보 관리 체계와 우선순위 원칙을 새로 세우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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