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커넥터스는 이 주제를 한 번 다룬 적이 있습니다. 왜 물류 시장에는 성공한 SaaS 솔루션이 나오지 않을까. 어찌 보면 앞서 정리된 네이버클라우드의 주장에 정면으로 맞닿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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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는 회사마다 다르고, 같은 회사 안에서도 물류센터마다 다릅니다. 표준화를 하자니 현장을 못 따라가고, 현장을 따라가자니 커스터마이징이 끝없이 늘어납니다. 엑셀로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구간에는 들어갈 틈이 없고, 복잡도가 올라가는 순간에는 인하우스 개발이나 SI가 선택됩니다. 그 사이 어딘가에 물류 SaaS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있느냐는, 업계에서 반복해서 던져지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현장에서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변 사례를 봤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물류 솔루션 파트너사 카르타모빌리티입니다. 올해 1월 네이버클라우드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AI 기반 물류 SaaS 기업으로, 라스트마일부터 미들마일까지 활용할 수 있는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와 FMS(Fleet Management Syste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 상무가 소개한 이 솔루션의 도입 사례는 이렇습니다. 올리브영, 무신사 등의 배송 물량을 처리하는 한 중견 물류사가 이 솔루션으로 전체 시스템을 전환했고, IT 관리 인력은 단 1명입니다. 통상 이 규모의 물류사라면 IT 운영 인력이 10명 안팎이 일반적인데, SaaS를 활용하여 효율을 극대화한 것입니다. 유 상무는 “이 기업은 매출 규모가 비슷한 경쟁 기업 대비 영업이익률이 압도적으로 높다”며 SaaS 솔루션의 효용을 설명했습니다.
카르타모빌리티가 이 자리를 비집고 들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물류 안에서도 배차와 운송 관리라는 명확한 문제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이런 파트너를 택한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기술에 집중하고 버티컬은 파트너에게 맡깁니다. 유 상무가 발표에서 반복해서 강조한 것도 결국 이 지점이었습니다. 네이버는 물류 전문 회사가 아니라 ‘기술 회사’라는 겁니다.
한 가지를 더 짚어두겠습니다. 유 상무는 AI 에이전트 예산을 설명하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IT 예산으로 AI 도입 규모를 측정했는데, 지금은 인건비가 AI 에이전트를 쓸 수 있는 최대 예산이 됐다”고요. 노무비와 경비 비중이 높은 물류 산업에서 이 프레임 전환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습니다. AI 도입의 상한선이 IT 예산이 아니라 인건비 총액이 된다면, 사람이 많이 투입되는 물류 산업일수록 투자 여력이 오히려 커지는 셈이니까요.
물론 이 구조가 물류 SaaS의 완성된 해답이라고 말하기는 이릅니다. 파트너사의 도메인 깊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물류 현장의 복잡성은 여전히 만만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네이버클라우드는 특화 영역의 물류 솔루션들을 하나의 지붕 아래 모으는 방식으로 이 시장에 들어왔고,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물류업계가 이 그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네이버클라우드가 물류를 클릭한 방식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