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에서 구성용 CJ대한통운 자동화 담당 상무는 CJ대한통운의 피지컬 AI 전략 방향과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피지컬 AI는 답이 명확하게 존재하는 기술이고, 그 답은 ‘현장’에 있습니다. 언어모델처럼 인터넷에 답이 있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CJ대한통운은 물류사업을 한 지 벌써 95년이 넘은 회사입니다. 그 시간 동안 현장 곳곳에는 우리 작업자들의 운영 노하우가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는 피지컬 AI의 해답이 있는 현장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현장을 데이터화하고, 모델화해서 시스템으로 배포하고, 다시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고도화할 수 있는 기술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한국에서 우리가 만든 물류 운영 노하우를 전 세계에 수출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구성용 CJ대한통운 자동화 담당 상무
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AI는 인터넷에 쌓인 텍스트로 학습합니다. 피지컬 AI는 다릅니다. 유연하게 휘어지는 케이블을 조립하는 법, 무게 중심이 계속 바뀌는 주전자에서 컵으로 물을 따르는 법을 로봇이 잘 수행하도록 하기 위한 데이터는 인터넷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답은 현장에 있습니다. 숙련 작업자의 손끝에 있습니다.
리얼월드가 CJ대한통운, 롯데, SK텔레콤 같은 전략적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돈만 대는 투자자가 아닙니다. 수십 년간 현장에서 운영 노하우를 쌓아왔고, 지금도 현장은 굴러가고 있습니다. 리얼월드는 이들의 현장에 직접 들어가 숙련 작업자의 동작을 캡처하고, 그 암묵지를 데이터로 만들어 로봇에게 학습시킵니다. 그렇게 현장과 기술 사이의 간격을 좁혀가고자 합니다.
물론 그 간격이 완전히 좁혀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리얼월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풀고자 하는 문제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리얼월드의 치프 사이언티스트인 신진우 카이스트 교수는 기존 로봇 AI의 한계를 세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하지 못하는 것, 직전에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손끝에 가해지는 힘을 느끼지 못하는 것. RLDX-1은 이 세 가지를 하나의 모델에 담으려 한 시도입니다.
얼마 전 세계경제포럼은 리얼월드를 테크놀로지 파이오니어로 선정하면서 이들을 첨단 제조가 아닌 ‘AI 최우수 센터’로 분류했습니다. 특정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는 범용 소프트웨어 인프라로서의 가치를 인정한 겁니다. 어떤 로봇 몸체에도 얹힐 수 있는 두뇌를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물류 업계에서 이 의미는 큽니다. CJ대한통운이 쓰는 로봇과 쿠팡이 쓰는 로봇이 달라도, 그 안에 같은 두뇌가 들어간다면 현장 노하우를 담은 데이터는 하드웨어를 갈아타도 살아남습니다.
아직 멀었지만 방향은 분명해 보입니다. 물류센터에서 사람이 사라지는 날이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그날이 온다면 리얼월드의 도전은 비로소 혁신으로 증명될 겁니다. 우리가 옆 사람이 손가락으로 상자 뚜껑을 여는 걸 보고 놀라지 않듯, 로봇이 그걸 해내는 것도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닌 날. 바로 그날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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