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운영하는 ‘무신사 뉴스룸’에는 총 네 가지의 세부 카테고리가 존재합니다. 그중 하나는 ‘임팩트’인데요. 해당 카테고리에서는 2022년부터 지금까지 무신사의 사회공헌, 지속가능, 동반성장 등과 관련된 소식들을 별도로 모아 소개하고 있습니다.

국내 1위 패션 커머스 플랫폼인 만큼 무신사는 패션을 소재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신진 패션 브랜드 육성과 지원, 패션 소상공인 맞춤 펀드 운영, 패션 장학생 프로그램 운영,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의류 지원과 같은 프로젝트가 대표적인데요. 이 외에도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에 대한 그린 워싱 가이드를 제공하거나, 자사 조직문화 관련 시리즈를 연재하는 등 자체적으로 ‘무신사 임팩트’를 정의해 나가고 있습니다.

위 소식들을 접해오며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실제 국내 패션 시장 관계자들이 생각하는 무신사 임팩트란 무엇일까요? 그간 커머스 업계를 취재하며 플랫폼과 입점사 간 관계가 늘 원만할 수 없다는 건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특히 무신사 같이 업계 압도적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플랫폼의 경우 여러 갈등과 함께 골목상권 침해와 같은 논란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겁니다.

하여 이번 콘텐츠에서는 패션 업계가 체험한 무신사 임팩트란 무엇이며, 실제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게 맞는지 취재했고요. 또 학계 분석을 비롯해 여러 루트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무신사가 패션시장 발전에 어떤 식으로 기여하고 있을지 종합적으로 확인해 봤습니다. 한 가지 특이점은 무신사가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작해 오프라인 로컬 상권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건데요. 본문을 통해 관련 내용 전합니다.

취재에 응한 패션 브랜드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았습니다. “무신사만큼 입점이 까다로운 플랫폼도 드물다”고요. 무신사는 플랫폼 입점 및 상품 등록과 관련해 상품 소재, 크기, 적절한 이미지 등 외적인 요구사항도 많지만요. 무엇보다 플랫폼이 추구하는 감도와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난도가 있고요. 특히 무신사는 무한대로 입점 브랜드 수를 늘리는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입점하고 싶어도 못 하는 플랫폼”이란 반응입니다.

그럼 패션 브랜드들은 왜 무신사 입점에 적극적일까요? 브랜드 관계자들은 매출도 매출이지만요. 무신사 입점 브랜드라는 타이틀 자체로 상품의 국내외 브랜딩 전략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 답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관련해 무신사의 중개수수료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겠죠. 지난 7월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4년 온라인 플랫폼 입점 중소기업 거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신사의 평균 수수료율은 27.8%로 나타났습니다. 무신사 측은 “해당 수수료율은 무신사가 입점 브랜드를 위해 지원한 할인 금액과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숫자며, 실질 수수료율은 9%대”라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모 무신사 입점 패션 브랜드 관계자는 “무신사 중개수수료율이 20% 내외인 것도 사실이고, 무신사에서 브랜드 측에 할인 등 각종 마케팅 비용을 추가로 요구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존 패션 브랜드의 생애주기와 성장공식을 생각했을 때 무신사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더 빠른 길을 제공하는 편”이라 평가했는데요. 오히려 오프라인 기반에서 패션 브랜드를 키우려 할 때 드는 중개수수료와 각종 마케팅 비용이 훨씬 비싸지 않겠냐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무신사는 위와 같이 온라인 중심으로 구축한 무신사 임팩트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데 많은 투자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무신사는 2019년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점을 열어 그간 온라인 중심으로 만날 수 있었던 여러 패션 브랜드를 오프라인으로 불러 모으기 시작했고요. 이어 2023년 무신사 스토어 홍대를 열어 젊음과 스트릿 패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홍대에, 무신사 입점 브랜드로서는 최종 진출 목표 중 하나인 곳에서 편집샵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실 성수는 과거 패션 브랜드에게 지금처럼 매력적인 공간은 아니었다고요. 2010년대 중후반부터 젊은 세대가 선호할만한 카페, 편집샵 등이 점차 늘어나곤 있었으나 ‘패션’ 자체로 주목받는 곳이 아니었고요. 지금처럼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몰려드는 서울의 대표 상권 지위가 아니었으니까요. 이 성수에 무신사는 패션이란 정체성을 심었다는 평가고요. 그만큼 무신사 입점 브랜드로서는 오프라인으로의 역진출과 함께 고객 접점을 놀릴 기회가 다양해졌다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에게도 다양한 패션 및 뷰티 상품을 한 데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입니다. 유통 업계에서는 이른바 ‘올다무’,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를 모셔야 상권이 살아난다고 분석하는데요. 이중 온라인 플랫폼 출신은 무신사가 유일하고요. 또 홍대와 성수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까지 폭넓게 사랑받기 전부터 선제적으로 투자해온 점, 죽어간다고 평가받던 명동 상권을 부활시키는 데 이바지했다는 점을 주변 상권 관계자들은 높이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무신사 임팩트가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모습입니다.

무신사 측은 위와 같은 영향력을 지방 상권에까지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표적으로 대구 동성로와 부산 서면 상권을 예로 들었는데요. 2023년 9월에 문을 연 무신사의 첫 서울 외 지역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 스탠다드 동성로점은 오픈 3일간 입장 대기줄이 끊이지 않았으며, 해당 주말 매출만 4억원에 달할 만큼 큰 관심을 얻었고요. 부산에서는 무신사 스탠다드 서면점, 롯데몰 동부산점,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세 곳의 2024년 연간 누적 방문객이 100만명을 넘겼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커넥터스 콘텐츠에서 소개했듯 무신사의 지방 진출은 해당 상권에 상당한 임팩트를 줍니다. 죽어가던 상권과 임대 상가에 ‘무신사 입점 예정 상권’이란 별도 소개가 붙을 만큼 모객 효과가 확실하거든요. 취재에 응한 동성로 상권 패션 매장 운영자들 역시 “무신사와 경쟁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나, 이보다 무신사가 해당 상권에 1020 소비자를 꾸준히 유입시켜 줌으로 얻는 게 더 많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관련해 무신사 측은 “현재 무신사가 단독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은 전국 10개뿐이며, 특히 무신사 스탠다드는 외국계 또는 대기업이 주를 이루는 SPA 업계와 경쟁하기 위해 대형 유통사 샵인샵 매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로컬 소상공인들과 경쟁하는 대신 전체 상권 활성화 및 상생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니 이행 여부를 잘 지켜보면 되겠고요.

한 가지 특별한 점은 무신사가 지방 진출 전략 중 하나로 해당 지역 로컬 아티스트 및 브랜드와 협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무신사 대구에서는 로컬 아트 플랫폼을 설치해 대구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함께 전시하는 한편 협업 한정 상품을 선보였고요. 대구 출신 패션 브랜드 8곳을 입점시켜 별도로 노출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무신사 임팩트가 로컬 상권에서 제대로 발휘되기 위해선 해당 지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특화 상품 및 서비스가 꼭 필요할 듯합니다. 무신사 역시 성수에서 보여주고 있는 영향력을 로컬 곳곳으로 퍼뜨려가길 원할 텐데요. 크고 작은 협력 사례를 꾸준히 쌓아 민심을 얻어 나가는 게 무신사가 패션 인큐베이터로서 경쟁 플랫폼 대비 차별점을 만드는 길이 아닐까 합니다.

무신사 임팩트는 패션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무신사 및 29CM는 지난 4월 첫 오프라인 문구 박람회 ‘인벤타리오 : 2025 문구 페어’를 개최해 총 69곳의 문구 브랜드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신진 브랜드부터 프리미엄 브랜드, 70년 업력의 전통 제조사까지 참여해 주목을 받았는데요. 행사 5일간 총 2만5000명 이상이 방문했다고 합니다. 문구 업계의 대표적 비수기인 4월에 이룬 성과라 더 의미가 있다는데요.

무신사 측은 인벤타리오 문구 페어를 통해 근래 들어 주춤하는 국내 문구 시장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고 싶었다 밝혔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브랜드의 75%가 소상공인이었고요. 부스 참여 브랜드의 90% 이상이 기대 목표를 달성했으며, 97%가 브랜드 홍보 효과를 얻었다 답했습니다. 특히 온·오프라인 연계 마케팅을 통해 참여 브랜드의 53%가 매출 증대 효과와 함께 신규 파트너십 확대에 성공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처럼 무신사는 자사가 보유한 커머스 노하우를 패션 외 카테고리에 적용해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위 사례처럼 무신사가 라이프스타일이란 이름으로 사양에 접어든 업계를 자사 생태계로 불러들이기 시작한다면요. 무신사가 추구한다고 밝힌 상생의 가치, 무신사 임팩트의 범위를 한층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무신사는 유행을 만드는 힘을 가진 업계 1위 플랫폼입니다. 대세를 따라가기보다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선도 기업의 숙명을 지녔는데요. 이 역시 무신사 임팩트가 추구하는 가치와 잘 어울리는 듯합니다. 과연 향후 무신사의 행보는 ‘문어발 확장’이 아닌 ‘리브랜딩과 상생’이란 이름으로 불릴 수 있을까요? 함께 지켜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