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무신사 스탠다드는 ‘고속압축성장’ 중
무신사가 무신사 스탠다드의 2025년 총거래액이 전년 대비 약 40% 성장한 47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무신사 스탠다드가 토종 SPA 브랜드 3위 자리를 차지한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지난해 무신사 스탠다드는 총 3380억원대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같은 해 ‘에잇세컨즈’ 역시 3000억원대 매출을 만들며 양사는 탑텐, 스파오에 이은 토종 SPA 3위 자리를 두고 다퉜는데요. 올해를 기점으로 무신사 스탠다드가 확실한 3위 자리를 굳히며 상위 브랜드까지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무신사 스탠다드 성장의 특이점은 빠른 성장세, 그리고 점포당 매출 효율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올해만 14곳을 추가해 총 33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인 무신사 스탠다드는 빠르게 매장 수를 늘리고 있는데요. 지난해 기준 국내 1위 ‘탑텐’이 677개 매장에서 9700억원 매출을, 2위 ‘스파오’가 171개 매장에서 6000억원 매출을 만든 것과 비교하면 매장 수 대비 매출 효율이 상당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매장 수는 스파오의 1/5 수준이나, 연 매출 4700억원을 만들며 상위 경쟁자들을 빠르게 추격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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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7일 리뉴얼 오픈한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에 오픈런 인파가 몰려들었다. ⓒ무신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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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측은 무신사 스탠다드의 전체 실적을 견인한 가장 큰 요소가 “오프라인 거래액”이라고 밝혔습니다.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을 찾은 고객 수를 올해 2800만명 규모로 예상된다는데요.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2배 넘게 늘어난 수이며, 그 결과 오프라인 거래액 역시 작년 대비 약 86% 성장하면서 전체 매출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입니다.
관련해 한 국내 패션 플랫폼 상품기획 담당자는 “무신사 스탠다드는 국내 SPA 브랜드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경쟁하고 있다”라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저가 마케팅을 바탕으로 점포를 대폭 늘려 소비자 접근성을 넓히는 기존 SPA 브랜드 전략과 달리, 무신사 스탠다드는 적절한 상품 가격과 품질에 기획력을 앞세워 매출 효율을 높이고 있다”는 건데요. 이는 토종 SPA보다 국내 매출 1위 ‘유니클로’를 겨냥한 전략이란 분석입니다.
실제 유니클로는 국내 135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지난해 기준 1조60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요. 올해 연매출 예상치는 1조3524억원에 달합니다. 국내 그 어떤 SPA 브랜드보다 뛰어난 점포당 매출 효율을 보여주는데요. 무신사 스탠다드가 비슷한 숫자를 만들며 글로벌 브랜드 유니클로를 추격할 수 있을지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무신사 스탠다드가 어떤 방식으로 매장 및 카테고리 확장에 나서고 있는지 뒷단의 운영 전략을 알아봤고요. 나아가 ‘온라인 출신’ 무신사만의 SPA 브랜드 전개 방식과 재고 관리 등 운영 노하우가 있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무신사 스탠다드가 지금처럼 해외 관광객까지 끌어모으고, 중국 상하이 직접 진출 등 글로벌 성과를 이어간다면, 정말 유니클로에 대적할 브랜드로 성장할지도요?
CHAPTER 2. ‘잘 팔릴만한’ 상품을 만들기에
무신사 스탠다드에 대한 업계 및 소비자들의 평가 중 빠지지 않는 부분이 바로 ‘품질’입니다. 고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브랜드 정체성에 따라 무신사 스탠다드가 “기본 아이템을 중심으로 가격과 품질 모든 면에서 국내 중저가 패션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란 게 취재에 응한 패션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위와 같은 가성비를 기반으로 무신사 스탠다드는 풍부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여 ‘잘 팔릴만한’ 상품을 기획 및 제작하는 데 집중해 왔고요. 이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전문 카테고리 확장에까지 도움을 주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온라인에서 축적된 고객 행동 데이터와 후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트렌드와 수요를 빠르게 반영하는 기획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효율적인 상품 공급 프로세스를 구축했는데요. 그 결과 올해 주력 상품의 재입고 소요 기간을 전년 대비 절반으로 단축하여 시즌 내 안정적으로 상품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23년 처음 출시한 ‘시티 레저 컬렉션’을 들 수 있습니다. 도시와 자연을 넘나드는 유틸리티 무드의 아이템을 제안하는 캡슐 컬렉션으로, 출시와 동시에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디테일과 감도 높은 디자인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고요. 현재 매 시즌 발매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품절 대란을 일으킨 ‘시티 레저 후디드 라이트 다운 재킷’은 올해 기존 4종에서 총 13종으로 대폭 확대하여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습니다. 그 결과 꾸준한 판매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해 컬렉션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0% 이상 성장했습니다. 올해도 컬렉션 제품 누적 판매량 52만 장을 기록했습니다”
무신사에 따르면 무신사 스탠다드 상품은 기획 단계부터 수백만 건의 상품 후기 데이터와 고객 행동 데이터를 면밀히 반영해 탄생합니다. 이로써 수요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고요. 또 사전에 예측한 트렌드와 실제 수요를 비교해 시즌 중에도 상품 공급량을 유동적으로 조절하는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힘입어 무신사 스탠다드는 전문 카테고리 라인을 차례차례 추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먼’, ‘키즈’, ‘뷰티’, ‘스포츠’, ‘홈’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 모두 실용적 아이템을 고품질로, 합리적인 가격에 경험할 수 있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관련 상품 역시 고객 데이터 기반의 기획·생산이 이뤄지기에 자신 있다는 분위기고요. 향후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확장 전략도 위 라인업 다변화에 발맞춘다는 계획입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보다 다양한 고객에게 더 많은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자 전문 라인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그중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는 올해 9월부터 초저가 라인을 강화해 온·오프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2.9배 성장했습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패션을 넘어 뷰티와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브랜드 경험의 폭을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내년에도 뷰티 및 홈 상품을 확대함은 물론, 고객들이 제품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오프라인에서 관련 상품군을 적극 전개할 예정입니다”
- 무신사 관계자
CHAPTER 3. 서로 다른 ‘두 가지’의 매장 확장 전략
무신사 스탠다드는 올해 오프라인 점포 수를 14곳 추가해 총 33개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매장 수를 늘린 배경에는 무신사 스탠다드만의 점포 확장 전략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숍인숍(Shop-in-Shop) 형태의 속도전, 다른 하나는 메가스토어를 포함한 단독 매장 형태의 규모전입니다.
먼저 숍인숍은 무신사 스탠다드의 가장 대표적인 매장 확장 방식입니다. 지역별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대형 복합쇼핑몰이나 백화점에 입점하고 있는데요. 핵심 상권 내에서도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뛰어난 랜드마크 쇼핑 시설을 주요 입지로 선정한다는 설명이고요. 이를 통해 고객 접점을 늘려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무신사 스탠다드의 오프라인 경험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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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7일 오픈한 '무신사 스탠다드 스타필드 고양점'에 고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무신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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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단독 매장은 지역별 핵심 상권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숍인숍과 닮았지만요. 그 이상의 규모와 상품 수를 확보해 집객력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무신사 측은 올해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찾은 누적 고객 수가 연말까지 28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 밝혔고요. 또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신규 가입한 무신사 회원 수는 10만명 규모라 밝혔습니다. 연간 신규 회원 중 10%가 오프라인을 통해 유입된다고요.
이에 무신사는 무신사 스탠다드 1호점인 홍대점의 높은 인기를 반영해 지난 11월 매장 규모를 두 배로 확장, 핵심 상품과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한 플래그십 스토어로 리뉴얼하기도 했습니다. 한 번의 방문으로 더 많은 카테고리와 상품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건데요. 이처럼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은 입지와 역할에 따라 공간 운영 방식도 확실히 다릅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해당 상권의 지역 유동인구 특성을 고려하여 상품 라인업과 공간 기획을 차별화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올해 신규 매장 중 ‘현대백화점 울산점’, ‘트리플스트리트 송도점’, ‘커넥트현대 청주점’, ‘더리버몰 강동점’, ‘롯데백화점 평촌점’, ‘스타필드 고양점’ 등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상권에는 키즈 라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 ‘한남점’,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와 같이 젊은 고객층이 많은 상권에는 팝업존을 별도로 조성했습니다. 팝업존에서는 시즌별 하이라이트 상품이나 컬래버레이션 등 다채로운 체험형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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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스탠다드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는 콜라보 상품부터 뷰티, 홈 등 무신사 스탠다드의 다양한 카테고리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무신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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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교차 구매자’가 늘어나면 얻는 것들
최근 무신사는 용산 아이파크몰에 1000평 규모의 ‘무신사 메가스토어’ 및 무신사 스탠다드 아이파크몰 용산점 복합 매장을 조성했습니다. 무신사 측은 무신사 스탠다드의 집객력을 활용해 고객이 동선상의 타 입점 브랜드 상품까지 탐색하고 체험함으로써 교차 판매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 밝혔습니다.
올해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온라인으로 유입된 첫 교차 구매자 수는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었고요. 교차 구매자는 온라인에서 무신사 스탠다드 제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입점 브랜드 상품까지 함께 구매해 플랫폼 전반의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러한 사례를 오프라인 환경에서 극대화하려는 시도가 바로 무신사 메가스토어 용산이라 볼 수 있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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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용산에 위치한 무신사 메가스토어 & 무신사 스탠다드 복합 매장은 무신사 최초의 복합 매장으로 브랜드별 교차 구매 효과를 극대화한 매장 중 하나다. ⓒ무신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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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전략은 SPA 브랜드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인 재고 관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겠습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타 SPA 브랜드 경쟁자들과 달리 온라인 출신으로서 고객 데이터 수집과 활용뿐만 아니라 재고 부담을 해소함에 온라인 환경을 적극 활용해 왔습니다. 계절마다 ‘무신사 스탠다드 슈퍼세일’을 통해 정례 대규모 할인 행사를 운영해 왔는데요. 효율적으로 재고를 소진하면서 고객 참여도와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 중 하나입니다.
나아가 무신사는 ‘무신사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 등 무신사 플랫폼 전체를 아우르는 할인 행사에 무신사 스탠다드를 포함해 재고 부담을 줄이고요. 또 무신사 메가스토어 용산 사례처럼 교차 구매자 수를 늘림으로써 한층 효율적인 재고 관리가 가능할 전망입니다. 무신사가 타 입점 브랜드에 도움을 주듯, 무신사 스탠다드 역시 무신사 온라인의 교차 판매 기회를 끌어올릴 수 있는 건데요. 관련해 모 패션 플랫폼 물류 담당자는 “특히 생산량이 많은 기본 아이템 재고 관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라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CHAPTER 5. 글로벌 무대에서 증명할 수 있을까
무신사에 따르면 무신사 스탠다드의 외국인 고객 대상 매출은 꾸준히 증가세입니다. 특히 서울 주요 지역의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눈에 띄는데요. 명동점(55%), 한남점(44%), 성수점(42%) 등 주요 매장의 매출 절반가량이 외국인 고객으로부터 발생하고 있다고요. 이 같은 글로벌 고객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현지 맞춤형 제품군을 확대, 해외 패션 시장에서 무신사 스탠다드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K-패션 유행에 힘입어 무신사 스탠다드의 외국인 고객 대상 매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들이 선호하는 주요 아이템은 국내 고객의 트렌드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대표적으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시티 레저 컬렉션이 글로벌 고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무신사 스탠다드 우먼 고객층에서는 발마칸 코트나 하프 코트 등 국내에서 떠오른 여성 겨울 아우터가 인기고요. 또한 외국인 고객들은 의류뿐 아니라 가방, 슈즈, 액세서리 등 패션 잡화류 전반에 걸쳐 높은 관심을 보입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앞으로도 기본 아이템을 고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여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한국의 패션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디자인과 상품 기획력을 더함으로써 글로벌 고객에게 감도 높은 베이식 아이템을 제안해 나갈 예정입니다”
관련해 무신사 스탠다드는 최근 본격적인 해외 진출의 신호탄을 쐈습니다.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에 해외 1호 매장을 연 것인데요. ‘무신사 스탠다드 상하이 화이하이 백성점’은 하루 평균 유동인구 50만명 규모의, 상하이 내에서도 핵심 상권 중 하나로 꼽히는 화이하이루(淮海路)에 터를 잡았습니다. 백성쇼핑센터 내 지상 2개 층을 활용한 430평 규모입니다.
무신사 스탠다드 상하이 화이하이 백성점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카테고리별 진열 방식이 아닌, 다양한 테마에 맞춘 완성형 코디네이션을 제안한다는 점이라는데요. 또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다카(打卡, 핫플레이스 방문 인증)’ 문화에 맞춰 사진 촬영 및 개인 라이브 방송을 즐길 수 있는 ‘라이브 룸’을 마련하는 등 현지 소비자에 특화된 공간으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밝혔습니다. 나아가 내년 중국에만 매장 10개를 추가, 국내 성장세에 해외 실적을 더해 총 거래액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입니다.
이처럼 무신사 스탠다드의 해외 진출 전략은 현재 전 세계 패션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ZARA’, ‘H&M’ 등 패스트 패션 브랜드와는 사뭇 다른 방식이고요. 국내 1위 SPA 브랜드이자 글로벌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유니클로와 또 다른 감도의 상품 및 카테고리를 전개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과연 해당 전략이 국내 및 해외에서 제대로 먹힐지 이제 숫자로 증명해야 할 텐데요. 토종 SPA 브랜드 3위 자리를 차지한 무신사 스탠다드가 앞으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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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엄지용, 김철민 이메일 주소 connect@beyondx.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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