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IT 외주 개발사를 7년 넘게 운영하다가 기업의 콘텐츠 마케팅 문제에 주목하고, 자체 솔루션을 만들기 시작한 IT업체 대표를 만났습니다. 그 솔루션을 이용하는 고객사 중에는 이름을 알 법한 대형 물류기업도 있었는데, 그게 저의 흥미를 끌었습니다.
그 물류기업은 자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여기 올라가는 콘텐츠들을 AI가 자동으로 만들어 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단순히 텍스트만 생성하는 것이 아닙니다. 썸네일과 본문 이미지도, 그 브랜드가 기존에 운영하던 콘텐츠 결에 맞춰 자동으로 생성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물론 콘텐츠의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사람의 검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물류기업 담당 실무자가 만족한 건 다른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매일 꾸준하게 콘텐츠를 올리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사실 콘텐츠가 그의 메인 업무가 아니었거든요. 다른 일을 동시에 처리하면서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고 관리하는 것, 그게 이 솔루션으로 가능해졌다는 겁니다. 사람이 했다면 한 달에 4개 만들어질 콘텐츠가, 많게는 30개도 넘게 만들어지고 있다는 거죠.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사실 챗GPT나 제미나이, 클로드 같은 AI 도구로도 콘텐츠는 만들 수 있습니다. 네, 그건 저도 해봤어요. 여러분이 보고 있는 이 글도 AI와 함께 만들어가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 솔루션의 월 이용료는, 제가 보기엔 챗GPT나 클로드 유료 구독료와 비교하면 결코 저렴하지 않은 금액입니다. 그런데 왜 굳이 이런 솔루션을 쓰는 고객사가 나오는 걸까요?
솔루션 업체 대표는 기존 AI 도구를 사용하는 방식이 여전히 번거롭다는 점에서 문제를 찾았습니다. 툴에 들어가서 브랜드 관련 정보와 작업에 필요한 기반 자료를 사전에 입력하고, 콘텐츠 초안을 받고, 이미지 생성 툴로 넘어가서 따로 이미지를 만들고, 다시 게시글을 다듬어서 직접 올리는 것까지.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여러 AI 툴과 콘텐츠 관리 시스템(Content Management System)을 오가며 사람이 중간 연결을 담당하는 구조라는 겁니다.
게다가 챗봇 기반 AI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학습했던 브랜드 정보가 휘발되고, 담당자가 다른 업무로 같은 계정을 쓰다 보면 브랜드 맥락이 오염되는 문제도 생긴다고 했습니다. AI를 쓰고 있지만, AI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AI를 조율하느라 일이 늘어나는 구조라는 겁니다.
그가 만든 솔루션은 이 과정을 통째로 자동화합니다. 고객사가 추구하는 콘텐츠 방향성을 사전에 학습시키면, 이후에는 주제만 입력해도 자료 조사, 이미지 생성, 게시글 작성, 해시태그 구성, 여러 콘텐츠 채널 발행까지 한 번에 처리됩니다.
19개의 AI 모델이 역할을 나눠 협업하는 구조라고 했는데요. 기획을 잘하는 모델이 기획을 맡고, 이미지 생성에 특화된 모델이 이미지를 만들고, SEO 최적화까지 각자의 파트에서 처리한 뒤 최종 결과물이 나오는 방식입니다. 브랜드별로 전용 AI 엔진을 별도로 구축하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의 맥락이나 담당자의 다른 업무가 섞여 들어오는 일도 없다고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