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스퀘어 사업 확대 로드맵을 발표하는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 사실상 기존 삼성SDS의 핵심 물류사업이었던 ‘첼로’의 모든 영역을 디지털 물류 서비스인 ‘첼로스퀘어’가 잠식해가는 모습이다. ⓒ커넥터스
마찬가지로 첼로스퀘어는 현재 주력하는 해상, 항공, 특송 등 수출 포워딩을 넘어서 창고관리와 연관된 풀필먼트(2023년 하반기), 나아가 내륙운송 및 부가 서비스(2024년 목표)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인데요. 사실 첼로스퀘어가 새롭게 확장한다고 발표한 영역 또한 기존 삼성SDS가 첼로를 통해 이미 서비스하고 있었습니다.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은 첼로스퀘어를 중심으로 한 물류사업 전환의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더군요.
“(첼로스퀘어를 중심으로 물류 사업 전환을 한다고) 우리 비즈니스가 물류 아닌 다른 것으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첼로스퀘어의 큰 방향성은 우리 전체 물류 비즈니스와 고객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IT 시스템을 기반으로 ‘디지털화’하여 운영하겠다는 것입니다. 기존 삼성SDS가 운영과 실행, 관리 효율화 관점에서 물류 사업을 해왔다면, 디지털화를 통해 그 범위를 고객향, 운영향, 파트너향으로 더욱 확대할 것입니다”
-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부사장)
‘포워딩’을 넘어선다는 것
삼성SDS는 그 목표를 완성하기 위해 2023년 추진하고자 하는 두 가지 전략 방향을 발표했습니다. 첫 번째 방향은 ‘비욘드 포워딩(Beyond Forwarding)’인데요. 말 그대로 첼로스퀘어가 기존 주력하던 ‘국제물류 주선(포워딩)’을 넘어선 솔루션을 제공하는 형태까지 확장하는 것을 의미하고요. 또 기존 첼로스퀘어의 고객이었던 물류 담당자들을 넘어서 구매, 영업, 마케팅 등 공급망 내부의 직간접 이해관계자 대상까지 고객층을 확장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삼성SDS는 포워딩을 넘어서기 위해 2023년 새로운 기능 도입을 마쳤거나, 준비하고 있는데요. 우선 삼성SDS는 고객사 물류 담당자의 업무 범위와 우선순위에 맞춰서 시스템 대시보드를 다양한 기능의 ‘위젯’으로 꾸밀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예컨대 물류 담당자는 위젯에 ‘오늘 할 일’이라던가, ‘스케줄’, ‘애널리틱스(분석)’ 같은 기능을 취향껏 배치할 수 있고요. 만약 태풍으로 인해 입항 지연이 예상되는 이슈가 발생한다면요. 원래는 전화나 이메일 등을 통해 현지 물류회사와 선사 등에 ‘수기’로 사고 내역과 입항 지연 여부를 확인하여 화주사에 전달했다면요. 문제 발생과 지연 여부를 시스템 대시보드를 통해 곧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돌발 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 삼성SDS의 설명입니다. (물론 이를 위해선 시스템 연동이나, 보이지 않는 삼성SDS 직원의 수기 작업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요.)
“첼로스퀘어가 생각하는 고객향의 변화는 ‘셀프 서비스’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셀프 서비스란 쉽게 말해서 고객이 플랫폼에 와서 스스로 부킹, 주문, 모니터링, 정산과 같은 모든 물류 요청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인데요.
이게 왜 의미가 있냐면 ‘디지털’을 기반으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기존 포워딩 서비스들은 이러한 고객의 요청을 ‘누군가’가 전화를 받아 대신 처리해주는 방식을 택했잖아요. 이건 모두 비용이고, 그 비용은 고객사든 물류사든 누군가가 감당해야 했습니다. 하나 셀프 서비스를 한다면 이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겠죠.
제가 비용 절감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변화도 있는데요. 디지털 기반으로 모든 것을 처리하면 ‘데이터’가 시스템에 남잖아요.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는 ‘분석 리포트’를 만들어서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전화를 바탕으로 문제를 소통했던 기존 프로세스였다면 ‘이력’은 남지 않았을 것이고요. 엑셀에 데이터를 기입했다 하더라도, 그 양식은 회사마다 달라서 호환이 안될 수 있잖아요. 하지만 시스템을 통해서 업무를 처리하고, 일관된 데이터가 들어갈 수 있다면 우리는 고객사가 어느 구간에서 물류비를 많이 썼는지, 특정 구간에서 리드타임이 길었는지, 예상과 달라진 것은 무엇인지를 전부 분석할 수 있습니다”
-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
또 삼성SDS가 기존 포워딩을 넘어선 서비스로 차별화한 것은 ‘가시성’인데요. 실시간으로 선박의 이동 현황을 조회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건 기본이고요. 도착 항구 혼잡도를 고려한 ‘예상 도착시간(ETA)’을 전달하거나, 심지어 수출입 물류와 연결되는 출발국과 도착국의 ‘내륙운송’ 상황까지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추가한다는 계획입니다.
“첼로스퀘어가 생각하는 운영향의 변화는 ‘자동화(Automation)’입니다. 여기서 자동화는 아주 거창한 완전 자동화도 있겠지만요. 저는 수출입 업무에 있어 ‘문서 자동화’의 중요성이 물류회사에게든, 고객사에게든 굉장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상업송장(Commercial Invoice)’에는 낱개 상품 정보가 기입돼있는데요. 이러한 정보를 우리가 지금 운송하고 있는 컨테이너 정보랑 매핑하고요. 더 나아가 아마존 창고에 보관된 재고 데이터와 연결을 한다면 화주사에게 특정한 ‘상품’의 재고 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게 됩니다. 특정 상품 A가 창고에 몇 개 있고, 배에 타고 있는 것은 몇 개인데 언제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과 같은 정보를 고객사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뜻이고요. 이는 현장에서 매우 필요로 하는 자동화 영역 중에 하나입니다”
-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
마지막으로 삼성SDS가 포워딩을 넘어 최근 적용한 새로운 기능이 있는데요. 바로 ‘탄소배출량’ 표시입니다. 삼성SDS는 물류 견적서 안에 화주사가 의뢰할 물류회사의 ‘탄소 배출량’을 함께 노출하기 시작했고요. 화주사는 이러한 데이터를 물류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ESG 측면에서 규제 대응을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운임은 다소 비싸더라도 탄소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물류기업을 통해 서비스를 의뢰하는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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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군’을 만든다는 것
삼성SDS는 이렇게 복잡하고 많은 기능과 서비스를 ‘혼자’서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서비스 구축 초기에는 ‘혼자’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생각을 바꿨다고요.
바로 여기서 삼성SDS가 올해 집중할 두 번째 전략 키워드가 등장하니 ‘첼로스퀘어 유니버스’입니다. 삼성SDS는 기존 첼로스퀘어에 구현했듯, 자동화 관점의 수출입 편의성을 만드는 핵심 역량에 집중하고요. 포워딩을 넘어선 기능을 추가하면서 필연적으로 확보가 필요한 ‘부가가치’는 삼성SDS보다 더 잘 한다고 판단되는 외부 파트너들과 적극 제휴하겠다는 설명입니다. 이것이 오구일 부사장이 강조한 첼로스퀘어의 파트너향 변화 ‘개방성(Openness)’입니다. |